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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대교 위에서 고시생이 단식농성 하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양화대교에서 고공농성중인 이종배씨 [사진 사법시험존치모임]

양화대교에서 고공농성중인 이종배씨 [사진 사법시험존치모임]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30대 고시생이 양화대교 위에 올라가 고공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4시 15분쯤 사법시험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대표 이종배(39)씨가 양화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이씨는 고공농성을 시작하며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고시생 모임이 대선주자에게 끊임없이 집회와 단식, 노숙투쟁을 통해 (사법시험) 대책을 요구했지만 실질적인 논의가 없었다"며 "진정성있는 대책이 나올 때까지 단식투쟁을 하며 내려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로스쿨로만 법조인을 선발하게 되는데 로스쿨은 수천만원의 등록금과 나이제한·학벌차별 등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해 돈 없고 빽없는 서민들은 로스쿨에 갈 수 없어 법조인의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로스쿨에 갈 수 없어 법조인의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고공농성장에 세로 1m, 가로 3m의 '사법시험 폐지되면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서민들은 어찌해야 합니까'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지참하고 있다.

지난 4일에 이어 5일에도 농성이 계속되자 대한 전국법과대학교수회 이호선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단식투쟁을 중단하고 안전하게 내려오길 간절히 호소한다"며 "대선주자들을 붙잡고 애원하고, 설득하고 싸우더라도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상하는 일로 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호선 회장은 "이 문제에 가장 책임있는 사람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라며 "사법시험을 폐지하더라도 로스쿨을 안 나와도 판, 검사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 기본권인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어떻게 보장할지 분명히 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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