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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개사 '경영권 위협' 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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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외국인 투자자의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상장사가 109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외국인들이 경영 참가를 목적으로 발행 주식을 5% 이상 갖고 있는 회사가 모두 109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기업사냥꾼의 표적이 된 KT&G처럼 잠재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주식을 5% 이상 가진 상장기업은 총 450개였으나 외국인이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라고 적시한 회사는 109개였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적대적 M&A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량 주식 소유자에 대한 '5% 규정'을 손질,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인지 '단순 투자'인지 명확하게 밝히도록 했다.

금감원 오창진 지분공시팀장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주식을 샀다고 밝힌 외국인(법인.개인)은 총 82명이며, 거래소 60개사와 코스닥 49개사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지분을 5% 이상 가진 외국인들이 4년 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분을 5% 이상 가진 외국인들의 비중은 2002년 12.7%(800여 건)에 그쳤으나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24.6%(2500여 건)로 커졌다. 반면 내국인의 비중은 87%에서 75%로 갈수록 줄고 있다.

한편 외국인과 내국인을 합쳐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가진 사람은 총 240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거래소 689개 사와 코스닥 911개 사 등 모두 1600개 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66%였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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