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어디서 인턴하죠"…추락한 경기도청 청년인턴의 안타까운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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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와 무관. [중앙포토]

해당 기사와 무관. [중앙포토]

경기도청 별관에서 스스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청년인턴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오후 6시쯤 청년인턴 A(28·뇌전증 4급)씨가 경기도청 별관 4층 옥상에서 추락해 아직 의식불명 상태다.

경찰은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사고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대학을 졸업한 뒤 구직활동을 하면서 국토연구원, 의왕시청, LH, 국가기록원 등 공공기관 4곳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경기도청에서 지난달부터 오는 6월까지 청년인턴으로 근무할 예정이었다.

A씨는 최근 주변 동료들에게 "이번 경기도청 인턴이 끝나고 나면 다음엔 어디서 인턴을 해야 할지 걱정이다"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며칠 전 같은 부서 상사가 "고양 킨텍스에서 박람회를 하니 다녀오는 게 어떠니"라고 묻자 A씨는 "그런데 가봐야 나에게 맞는 곳은 없고 거절당할 게 뻔하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경찰 조사로 보면, 장애를 앓는 20대 인턴 경력자가 결국 직장을 얻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뇌전증 4급 장애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정도로 알려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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