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3년간 거주했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팔고 서초구 내곡동에 새로운 집을 산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자택은 편도 4차선 헌릉로 대로변에서 북동쪽으로 야트막한 길을 따라 100m 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집 뒤로 숲이 우거져 있어 서울 도심과 달리 조용해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 있는 이삿짐이 이르면 5월초에 들어올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웃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자택 인근에 사는 박(71) 씨는 “(청와대에서) 어이없이 쫓겨나갔다. (교도소에서) 밥도 못 먹는 다니 걱정이다. 돌아와서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 역시 “좋은 이웃을 둘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웃인 조 씨는 “사리사욕을 채운 것도 아닌데, 이런 고초를 겪고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격앙된 어조로 구속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의 이사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었다.
바로 앞 기와집 원룸에 사는 한 세입자는 “자신들이 사는 집이 경호동으로 팔리면 이곳을 떠나야 할 것 같다”고 걱정스러워 했다.자택 바로 앞뒤로 단독주택 두 채에 세입자 8세대가 살고 있다. 시내권으로부터 약간 떨어져 있어 이곳의 집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 원 정도로 다소 저렴한 편이다.
경호동은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며, 경호는 최장 2027년 3월까지다
또 한 여대생(22)은 “집을 구매하는 거야 자신의 재산권 행사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사를 오면 조용한 이곳이 시끄러워질 것 같아 (이사가) 싫다”며 이사를 반기지 않는 듯했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kim.sang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