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에서 훔쳐간 6억여원은 어디에 있나..대전 맛집 현금절도범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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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전에서 발생한 이른바 ‘원조 맛집 거액 절도사건’ 절도범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식당주인 평생모은 현금 8억5000만원 훔쳐 달아나 #훔친 돈 일부는 대출금 갚아.. 경찰 나머지 돈 찾기위해 형사대 급파

대전동부경찰서는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 등 8억8000만원가량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씨(46)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13일 대전시 동구 B씨(71) 집 등 2곳에 들어가 현금 8억5000만원과 귀금속 등 8억8000여만 원의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3일 대전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범인들이 훔친 돈을 자루에 담아 도주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지난달 13일 대전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범인들이 훔친 돈을 자루에 담아 도주하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조사 결과 A씨 등은 아파트 현관문 우유 투입구를 열고 집게 등을 이용, 도어락을 연 뒤 집안으로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이들은 훔친 현금을 자루 2개에 담아 아파트 내 폐쇄회로TV(CCTV)를 피해 도로까지 이동,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지난달 13일 대전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범인들이 훔친 돈이 담긴 자루를 택시에 싣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지난달 13일 대전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범인들이 훔친 돈이 담긴 자루를 택시에 싣고 있다. [사진 대전경찰청]

경찰은 A씨 등의 이동 경로를 추적, 지난 13일 경남 진주에서 검거했다. A씨는 훔친 돈으로 대출금(1억3500만원)을 갚고 일부(6000만원)는 아내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이 나머지 돈을 어디에 뒀는지는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절도범들이 나머지 현금을 어딘가에 숨겨둔 것으로 보고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의 활동무대였던 진주지역에 수사 경찰 10명을 급파했다. 경찰관계자는 "절도범들이 그동안 돈을 모두 쓰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남은 돈을 찾겠다"고 말했다.

B씨가 도난당한 현금 8억5000만원은 그가 4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며 모은 돈이다. 이 식당은 대전지역 대표 맛집이다. 100만원권 수표 5장을 제외하고 모두 오만원권으로 무게는 20㎏가량이다. B씨는 경찰에서 "돈을 모으는 재미가 있어 현금을 집에 보관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등 각종 증거자료를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며 “A씨 아내 계좌는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대출금 상환도 몰수보전 대상이 되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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