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아이들 노렸나…시리아 차량폭탄 테러 논란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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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 인근 라쉬딘 지역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테러 직전 아이들이 사탕 등을 쥐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현지 유엔인권단체(UN's human rights agency)가 밝혔다.

CNN에 따르면 이 인권단체는 자세한 장면을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테러 공격 직전 아이들이 누군가가 나눠주는 사탕 등을 줍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CNN 홈페이지 캡처]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은 “폭발물로 무장한 차량이 버스 호송행렬 가까이에서 터졌다”며 “그 차량은 아이들을 위한 먹을거리로 가득했는데, 무장차량임을 위장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 차량이 아이들에게 먹을거리를 나눠준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먹을거리를 나눠주던 이들이 폭탄 차량과 관계가 있고, 이들이 아이들을 유인하려는 목적으로 과자 등을 나눠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테러로 숨지거나 다친 상당수가 아이들이기 때문에 고의로 아이들을 노렸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Syrian Observatory for Human Rights)는 이번 테러로 최소 어린이 68명을 포함한 12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테러 현장에서 구조활동에 나섰던 시리아 사진기자 아브드 알카데르 하바크(Abd Alkader Habak)도 “몇몇 피란민들에게 먹을거리를 나눠주던 어떤 이를 촬영했다”며 “잠깐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그에게서 물러나는 순간 폭발을 느끼고 바닥으로 쓰러졌다”고 증언했다. 그는 “피해를 본 대부분이 그 먹을거리를 모으던 아이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테러는 시리아 반군에게 포위됐다가 풀려난 뒤 정부군 지역으로 호송 중이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행됐다. 루퍼트 콜빌(Rupert Colville)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이번 테러공격은 전쟁범죄에 준하는 것”이라며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인 공격은 1998년 ‘로마규정’이 정한 전쟁범죄 리스트에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배후를 자처한 테러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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