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반쪽 전대 열릴까] 신주류 "추석전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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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당 논의에 새 변수가 등장했다. 신주류가 독자적인 전당대회 소집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그들만의 전당대회가 열리면 통합신당 창당을 결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순탄하게 열릴 수 있느냐다. 신주류 측은 추석연휴(9월 10~12일) 전 개최를 자신한다. 박양수(朴洋洙)의원은 "내부적으론 준비가 다 됐다"고 했다. "오는 27일이나 늦어도 9월 4일께는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주류의 핵심인 이강철(李康哲)대통령특보 내정자도 "신주류 쪽 의원.지구당위원장이 1백여명을 넘는 만큼 서명이 시작되면 2~3일 내에 6천~7천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헌.당규상 전대의 일시와 의제를 정해 대의원 3분의 1(약 4천명)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자동적으로 전당대회가 열리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서명작업에 들어가 기세를 올릴 작정이다.

구주류 측은 냉소적이다. "합의 없는 일방적 전당대회가 가능하겠느냐"는 투다. 실현 가능성을 작게 본다. 이윤수(李允洙)의원은 "설사 소집되더라도 구주류 중진인 김태식(金台植)의장이 사회를 거부하고, 소집공고도 안 하면 전당대회는 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면서 '각목대회'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 의원은 "우리가 이미 7천명의 서명을 받아놨는데 우리쪽에 서명한 대의원들이 가만 있겠느냐"면서 "전대는 어림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주류가 '독자 전대안'을 들고나온 배경에 주목했다. 李의원은 "결국 구주류를 배제하고 자기들끼리 신당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남겨둔 채 탈당하면 자기들이 죽으니까 무리수를 두는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전대 무산에 반발, 선도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강경파들을 다독이기 위한 시간벌기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중도파 의원들 사이에선 "독자 전대 추진을 계기로 오히려 분당을 가속하는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는 등 술렁대고 있다. 민주당의 신당 논의는 점점 끝모를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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