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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름 놓은 대우조선해양, 남은 것은 수주 가뭄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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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마련한 채무 재조정안 일부가 통과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큰 고비는 넘겼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은 계속된다. 행군이 언제 끝날지도 확실치 않다. 

 우선 대우조선은 내년까지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으로 약 1조8000억원을 마련했다. 서울 사옥, 마곡 부지 등 값나가는 자산은 거의 다 팔았고 도크와 방산부문 매각 이야기까지 나온다. 

관건인 시황 회복도 속도가 더디다. 천연액화가스(LNG) 관련 선박 중심으로 수주가 다소 늘고 있지만, 여전히 조선 업계는 살얼음판이다. 지난해는 세계 조선업계 전체가 수주 절벽으로 배를 곯았다. 호황기였던 2013년의 6분의 1 정도인 513척만이 발주됐다. 이 중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주한 선박은 61척에 불과했다. 올해 상황은 조금 낫다 1~2월 한국 업체들은 총 12척을 주문받았다. 호황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엔 3척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희망적이다. 문제는 완전 회복까지는 최소 더 1년을 더 버텨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감 따오기에 주력하는 것 외엔 별 방법이 없다. 대우조선은 앞으로 신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납기 지키기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대우조선의 수주실적은 7척, 7억7000만 달러(8700억)다. 건조의향서(LOI) 단계인 미국 엑셀러레이트에너지의 부유식 액화 천연액화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과 현대상선이 선박펀드를 통해 발주한 대형유조선(VLCC) 5척을 포함하면 13척, 14억 달러(1조6000억원) 정도다. 가뭄의 단비지만 여전히 저조한 성적이다. 선수금(통상 20~30%)이 들어오는 시점도 분산돼 있어 어려움이 해소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대우조선의 올해 수주 실적이 주로 오래 거래하며 ‘의리’를 지킨 단골 선사가 발주한 물량이라는 점도 한계다. 지난 몇 년간 대우조선은 재무구조가 취약해 입찰 경쟁에는 제대로 응하지 못했다. 대우조선 안욱현 홍보담당 수석 부장은 “다소 상황이 나아진 만큼 입찰 경쟁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갖춘 LNG선이나 수중함과 같은 특수선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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