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北, 한미동맹 결의 오판 말라…中, 더 노력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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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중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7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 한미동맹의 결의(resolve)를 오판(mistake)하지 말라. 한미동맹은 철갑(ironclad)과 같이 굳건하며 절대 변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60m 떨어진 곳에 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했듯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인내는 바닥이 났다. 우리는 변화를 보기를 원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자유의 경계선(frontier of freedom)’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17일 비무장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펜스 부통령 트위터]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17일 비무장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펜스 부통령 트위터]

펜스 부통령은 중국에 대한 강력한 압박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위해 중국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좀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북한산 석탄 반환, 베이징-평양 간 항공 노선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는 충분치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과 미 대통령은 평화적 방법, 협상을 통해 안보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옵션은 테이블에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또 “미국 국민이 보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는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언제나 힘을 통해 평화를 추구한다. 나는 오늘 용맹한 주한미군과 한국군 옆에 서서 미국이 갖고 있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를 타고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브리핑을 받았다. 그는 캠프 보니파스 장병들과 만나 “한국과 미국 국민은 흔들리지 않는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아버지 에드워드 주니어 펜스는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1953년 4월 육군 훈장인 청동성장을 받은 전쟁영웅이다. 그는 “나의 아버지는 한국전에 참전했다. 여기로 오는 길에 우리는 실제로 내 아버지가 한국군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현장들을 목격했다”며 “그들이 싸운 목적은 여러분의 자유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여기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 용사다. 그는 17일 DMZ 방문 직후 아버지에 대한 트윗을 올렸다. [펜스 부통령 트위터]

펜스 부통령의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 용사다. 그는 17일 DMZ 방문 직후 아버지에 대한 트윗을 올렸다. [펜스 부통령 트위터]

그는 DMZ 방문 직후 트위터에 아버지가 훈장을 받는 사진을 올렸다. 백악관 웨스트윙 집무실에 둔 훈장 사진과 함께다. 그는 “의미 있는 DMZ 방문을 했다. 64년 전 내 아버지는 한국전에 참전해 청동성장을 받았다. 아버지의 훈장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고 올렸다.

펜스 부통령은 이후 서울로 이동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만났다. 펜스 부통령이 오후 1시35분쯤 삼청동 총리공관 내 삼청당 앞에 도착하자 우산을 들고 기다리고 있던 황 대행이 그를 맞았다. 이들은 함께 우산을 쓰고 계단을 오르며 담소를 나눴다.

면담은 삼청당 한실에서 이뤄졌다. 한국 측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안호영 주미 한국 대사,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조구래 외교부 북미국장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선 핏쿡 부통령 비서실장과 톰슨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배석했다. 면담은 2시까지 약 20분 정도 진행됐으며, 황 대행과 펜스 부통령은 옆방인 양실로 옮겨 업무오찬을 이어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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