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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 달고 '세월호 추모곡' 부르는 독일 학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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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독일로부터 고맙고 위로가 되는 영상이 도착했다. 15일 참여연대는 독일 요하네스 네포묵 고등학교 (Johannes Nepomuk Gymnasiums) 소녀합창단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한국 가곡을 부르는 영상을 소개했다.  

검은 원피스에 노란 리본을 달고 한국 가곡 '향수'를 부르는 학생들. 향수는 돌아가지 못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낙원에 대한 지향을 표현한 정지용의 시에 채동선이 곡을 붙여 만든 가곡이다.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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