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구조조정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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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재웅(38.사진) 다음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최근 구조조정 조치들은 회사 역량을 미디어 분야에 집중하려는 것이며 소문처럼 회사를 내다파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의 행보는 올들어 분주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www.daum.net)의 쇼핑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떼내고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 5만 주를 모두 매각한다고 8일 밝혔다. 앞서 이달 초 미 라이코스의 금융사이트'쿼트닷컴'을 3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이 대표는 "구조조정을 거의 마무리해 큰 사업구조 개편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004년 10월 라이코스를 인수한 뒤 '무리한 시도'라는 시장의 비판을 들었다. 7만~8만원대를 오르내리던 주가는 라이코스 인수 후 1만원대까지 급락했다. 이 기간 경쟁사 NHN의 주가는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증권가는'수익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시장 지배력이 약해졌다'는 회의론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시장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너무 단기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내 현금 흐름이 경쟁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본인의 시행착오도 일부 인정했다. 라이코스 인수 후 이 회사의 적자를 털어내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것이다. 음악 콘텐트를 확보하려고 투자한 연예 기획사들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야심찬 온라인 우표제(단체 메일에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도 지난해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서비스가 소비자 욕구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올해 검색과 1인 미디어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였고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받은 화해금 등으로 600억원의 실탄도 마련했다. 이 대표는 "미디어 중심 포털을 일구기 위해 동영상 콘텐트 회사를 인수하거나 외국기업과 손잡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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