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목장의 결투서 선두달리는 친박 정무수석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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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실시된 경북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친박근혜계 핵심인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가 오후 10시 27분 현재 44% 개표 상황에서 51.8%를 얻어 무소속 성윤환 후보(25.6%)와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15.4%)를 크게 앞서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자신의 지역구인 군위ㆍ의성ㆍ청송이 상주와 합쳐지면서 김종태 전 의원에게 밀려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번에 당선될 경우 17ㆍ19대 의원에 이은 3선을 기록하게 된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왔던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기 전까지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당초 유권자수가 많은 상주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성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개표 44% 상황에선 크게 앞서 나갔다.

당초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은 ‘보수의 적자(嫡子)’가 가려지느냐, 보수의 분열을 틈탄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냐를 놓고 관심을 모았다. 이 지역의 투표율은 53.9%로 2000년 이후 치러진 역대 재ㆍ보선 국회의원 선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창당 이후 첫 선거를 치른 바른정당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얻었다.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는 6.3%(오후 10시 27분 현재)를 득표하는 데 그쳐 6명의 후보 중 4위에 머물렀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후보로 선출된 이후 절반에 가까운 7일을 TK에 집중한 걸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이었다.

유 후보는 이날 오후 경북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바른정당은 부패 전력이 없는 깨끗한 후보를 내놨다”면서도 “바른정당의 존재나 바른정당이 공천한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낙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바른정당은 창당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이제 출발하는 단계”라며 “국민들의 최종 평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로서는 김재원 후보가 당선될 경우 TK에서 공고한 지지층을 확인하면서 바른정당과의 적통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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