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구속 수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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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외국 도피 중인 전직 무기거래상 김영완(金榮浣.50)씨가 2000년 봄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이 현대로부터 받은 2백억원을 보관하며 필요할 때마다 주는 '자금 관리인'역할을 했음을 파악했다. 검찰은 당시 權씨가 총선 지원 등에 쓰고 남은 돈 중 상당액을 金씨가 관리해온 정황을 확인, 보관 경위와 돈의 흐름 등을 추적 중이다.

權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14일 밤 구속 수감됐다.

검찰은 金씨가 박지원(朴智元)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대에서 받았다는 1백50억원 등 또 다른 몇몇 정치인의 비자금 관리를 맡아 돈세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金씨의 귀국을 적극 종용하고 있다.

검찰은 민주당 K의원 등 또다른 정치인 4~5명도 현대 측에서 직접 비자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해 출국 금지했으며, 다음 주 중 이들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지법에서 열린 權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문제의 2백억원은 이익치(李益治)전 현대증권 회장이 고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의 지시에 따라 김충식(金忠植)전 현대상선 사장에게 마련케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權씨는 "2000년 2월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 사장이 10억원을 들고 와 당에 입금하고 영수증을 발행한 것 외에 현대에서 받은 돈은 없다"고 말했다.

강주안.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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