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는 시어머니보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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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호 18면

Devil’s Advocate

지난달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44%, 기아차는 68% 급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로 시작된 반한감정이 롯데마트에 이어 자동차까지 확대된 셈이다. 사드 보복에 나선 중국 당국의 속좁은 태도야 당연히 비판할 부분이지만 이를 이용해 애국주의 마케팅에 나선 기업들의 행태는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중국 메이커 한 곳은 현대차 주문을 취소하면 ‘애국선물’을 준다는 광고를 내걸었다. 또다른 업체는 자사 차량에 “한국 브랜드를 반대한다”는 깃발을 달고 시위를 벌였다. 중국 기업이야 그렇다 치고 연 1000만대를 넘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글로벌 1위업체인 폴크스바겐까지 반한 마케팅에 가세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현대차를 팔고 폴크스바겐 차량을 사면 3000~1만6000위안(50만~260만원) 특별할인해 준다. 2015년 경유차 연비조작 스캔들로 미국에서는 최고 1200만원 보상에 나선 폴크스바겐은 최근 한국에선 100만원 상당의 수리비 쿠폰만 지급하겠다고 발표해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인의 감정을 잇따라 건드리는 것을 보면 아예 철수할 생각인 걸까?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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