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독해지는 초미세먼지, 서울 3월 평균 3년 새 최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26호 01면

71㎛/㎥(나쁨). 서울시 서대문구의 8일 오후 5시 초미세먼지 농도다. 벚꽃축제가 한창이던 여의도 하늘도 뿌연 먼지가 가득했다. 같은 시각 양천·마포구 등 서울시 4개 자치구 초미세먼지 농도는 기준치(50㎛/㎥)를 초과했다. 환경부가 상향 조정하겠다는 기준치(35㎛/㎥)를 들이대면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곳은 서울에선 송파구(32㎛/㎥)가 유일했다.

올 주의보 발령 지난해 2배 근접 #나라 밖 발생 요인도 20%P 증가

초미세먼지가 해마다 독해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2.3㎛/㎥로 지난해에 비해 3㎛/㎥ 상승했다. 올해 3월 서울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0㎛/㎥로 최근 3년간 가장 높았다. 주의보 발령 횟수도 늘었다. 올해 전국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는 86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의보 발령 횟수(48회)를 훌쩍 넘어섰다. 장임석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상에 대해 “서풍이 잦았던 기상 여건과 국외 영향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외 요인 증가는 다양한 자료에서 확인된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16년 초미세먼지 지역별 기여도에 따르면 서울시 자체 발생은 22%로 나타났다. 중국 등 국외 지역은 55%였고 인천 및 수도권은 23%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전국 초미세먼지 발생에 미치는 국외 요인 기여율이 76.3%로 지난해보다 20.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저감 대책은 불투명하다. 환경부는 이달 5일부터 서울·인천·경기 세 지역에서 당일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모두 ‘나쁨’ 수준이고 다음날도 ‘나쁨’ 수준으로 예상되면 수도권 공공 부문의 차량에 대해 2부제를 발령하기로 했다. 하지만 2부제 대상이 되는 공공기관 차량이 수도권 전체 차량의 3%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세먼지 발생원을 과학적으로 밝히는 장기 과제와 함께 고농도 현상이 이어지면 건설현장 등 국내 발생원을 엄격히 규제하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9일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에 머물겠다고 예보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