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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기 선대위 발대식에서 ‘뽑아달라’ 말하지 못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호텔ICC 컨벤션홀에서 열린 '충청권 선대위 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호텔ICC 컨벤션홀에서 열린 '충청권 선대위 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공개연설을 하지 못한채 행사를 마쳤다. 대선 선거운동을 위한 조직이 모였는데 지지호소를 하지 못한 것이다.  

홍 후보가 ‘홍준표를 뽑아달라’고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인 현직 자치단체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홍 후보는 아직 사직 의사를 표하지 않은 현직 경남지사다. 이 때문에 자신의 선거인데도 지지호소를 할 수 없게 됐다.

홍 후보는 도지사직 사퇴를 미루고 있다. 대통령선거 30일 전인 4월 9일까지 도지사직을 사퇴해야한다. 대선이 있는 해엔 대선과 보선을 함께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30일 전에는 보선 실시 사유가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후보는 9일 밤에야 사직서를 내겠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그가 일요일인 9일에 사직서를 내고 10일 사표가 수리돼 보선 사유 통지가 되면 보궐선거는 무산되게 된다. 홍 후보는 “보궐선거를 하면 1년짜리 도지사 때문에 300억원을 써야한다”며 사퇴를 늦추는 이유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홍 후보의 이런 행보를 두고 바른정당은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바른정당 이상곤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판토마임 선거를 하지 말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손짓이나 표정으로 표현하는 판토마임에 홍 후보의 현 상황을 빗댄 것이다.

이 수석부대변인은 “홍 후보는 중앙선대위가 출범한 오늘도 공개연설을 못 하고 연단을 내려왔다”며 “현직 경남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꼼수 출마’를 고집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부대변인은 “그렇게 말하기 좋아하는 후보가 말도 제대로 못하는 선거운동을 어떻게 견디는지 신기할 정도”라며 “가는곳마다 막말과 입씨름으로 눈쌀을 찌뿌리게하는 홍 후보가 단 며칠이라도 말을 참아주는 게 다행”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내일 자정 지사직을 내놓고 10일부터 벼르던 공개연설을 맘껏 하겠다고 했다”며 “‘대법원 재판도 안 끝내고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지사직도 안 내려놓고 대선 후보가 되는’ 자꾸만 ‘무자격 후보’만 자처하지 말고 차라리 1년도 더 남은 경남지사직에 충실하시는 게 어떠신지 묻고 싶다”고 비꼬았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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