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들의 표정이 무서워 어깨동무를 못했다. 대부분 울어서 쉽게 다가설 수 없었다. 다음에는 꼭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
한국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 박종아(21)가 북한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6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북한과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리그) 4차전에서 3-0(2-0 1-0 0-0)으로 이겼다. 한국은 4승, 북한은 1연장승3패를 기록했다.
양팀은 상대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는 등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반면 한국의 김희원이 넘어진 북한의 진옥에게 스틱을 건네는 훈훈한 장면이 나오기도했다.
매해 4월6일은 국제연합(UN)이 정한 '발전과 평화를 위한 스포츠의 날'이다. 우연찮게 2017년4월6일 열린 이날 경기가 끝난 뒤 IIHF 주도 하에 남북선수들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양팀 선수들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마쳤다.
북한 선수들은 고개를 떨군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인터뷰없이 빠져나갔다. 박종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평소보다 경찰과 경호원이 많아서 긴장이 많이됐다"면서 "경기 후 사진을 찍으려고 옆에 섰는데 북한 선수들의 표정이 너무 무서워서 어깨동무를 못했다. 북한 선수들 대부분이 울었서 쉽게 다가설 수 없었다. 다음에는 꼭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골을 터트린 박예은은 "대회기간 중 숙소에서 북한 선수단과 짧게 한두마디를 나눴다. 북한 코치님이 호주전을 앞두고 먼저 다가 오셔서 '게임 잘 해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강릉=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