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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대선주자, 청년실업대책 좀 공약으로 내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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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중앙포토]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중앙포토]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 재벌 총수를 향해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6일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청년 실업대책을 빈껍데기 공약 하나 내놓고 흐뭇해 한다"고 지적했다.

주 전 사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실업대책, 그런 것 좀 안하고 선거할 수는 없니'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업이나 청년에게 직접 고용보조금을 주자는 방안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공약을 내놨는데 전시행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채용보조금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의결했는데 문제는 중소기업들이 고용을 늘릴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계획 있다는 중기업은 18%뿐"이라며 "신규채용을 안하겠다는 기업이 45%에 달하는데 애초에 고용을 늘릴 생각이 없는데 세액공제를 받으려고 고용을 늘리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주 전 사장은 "사업자 대신 구직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도 별 효과가 없다. 예전부터 경제학에서는 투자세액공제가 과연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며 "여러 나라에 걸친 많은 연구는 거의 모두 효과가 없다고 결론지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은 자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야 투자한다. 투자 할 때 드는 비용이 전보다 덜 든다고 해 더 투자하지는 않는다"라며 "고용도 마찬가지다. 고용지원금을 준다고 고용을 늘린다는 증거는 내가 알기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나 국회가 모두 전시행정에 빠져있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이 이런 빈껍데기 공약 하나 내놓고 흐뭇해하고있다"며 "제발 청년실업대책같은 공약은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존스홉킨스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세계은행을 다니다 귀국해 삼성전자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이후 한화투자증권 사장 시절 '매도 보고서 의무발행'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며 "증권업계의 이단아"로 불렸다. 지난 4·13 총선에선 당시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 의해 더불어민주당 총선캠프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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