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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메뉴 훔쳐보기]이게 빵이라고? 이게 잼이라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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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메뉴가 떠오르나요? 투뿔 한우 스테이크, 트러플 오일에 튀긴 감자튀김, 샤프란 리조또…. 아마 대부분 이런 요리를 생각하겠죠. 하지만 조금 색다른 메뉴를 시도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무슨 요리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큼 독특하고 창의력 넘치는 음식이 이제 눈앞에 펼쳐집니다. '별별메뉴 훔쳐보기'를 통해 이 신기한 요리들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쳐 분석해 봅니다. 그 아홉 번 째 메뉴는 서울 압구정동 삼원가든 바로 옆 '부띠끄 블루밍'의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입니다.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 

‘부띠끄 블루밍’은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이탈리안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블루리본 서베이가 선정한 파인다이닝 분야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곳이다. 압구정동 '오스테리아 꼬또' 건물 3층에 은밀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유럽 대저택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테이블은 총 7개로, 요리는 런치(4만 4000원과 6만원 중 선택)와 디너(10만원과 13만원 중 선택) 모두 코스로만 먹을 수 있다. 시즌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데 정통 이탈리안 요리뿐 아니라 다양한 유럽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부띠끄 블루밍은 삼원가든의 제2의 외식 브랜드인 SG다인힐에서 운영한다. 블루밍가든, 붓처스컷, 투뿔등심 등이 모두 SG다인힐의 외식 브랜드이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은 런치와 저녁 코스에 모두 제공되는 전채요리다.

부띠끄 블루밍의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 그리고 스톤브레드

[RECIPE]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

불에 탄 새까만 돌멩이? 샛노란 정원? 이게 대체 뭐지? 이 요리의 정체는 기본 중 기본인 빵과 잼이다. 식욕을 돋우는 에피타이저라는 얘기인데, 아무리 살펴봐도 식욕은커녕 먹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대체 어떻게 만든 것일까. 그 비밀을 파헤쳐 보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펜넬, 꽃게, 딜과 샬롯, 그리고 한라봉.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펜넬, 꽃게, 딜과 샬롯, 그리고 한라봉.

우선 잼. 샛노랗고 탱글탱글한 표면. 잼보다 푸딩에 더 가까운 이 요리의 핵심은 젤라틴에 있다. 젤리를 만들 때 쓰는 재료로 음식을 코팅해 독특한 식감을 준다. 하지만 그 전에 속 재료부터 준비해야 한다. 꽃게를 껍질 채로 스팀 오븐에서 익힌 뒤 살만 발라낸다. 그리고 이탈리안 요리에 자주 쓰이는 펜넬 뿌리와 허브 딜, 양파의 일종인 샬롯을 잘게 썰어낸다. 이 재료는 모두 한라봉에서 착즙한 샛노란 과즙과 함께 섞은 후 젤라틴을 넣는다. 그리고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굳힌다.

분명 먹을 수 있는 요리인데 모형 같다.

분명 먹을 수 있는 요리인데 모형 같다.

표면이 투명하게 코팅되어졌다면 이제는 정원처럼 꾸밀 차례다. 먼저 사과와 샐러리, 겨자씨를 섞어 만든 피클을 가운데에 놓아 언덕과 같은 입체감을 준다. 그 위에 붉은색 비트잎과 아마란스를 올려 색감 대비효과를 낸다. 그리고 이끼를 깔아준다. 이끼? 이것의 정체는 각종 허브를 갈아 액체질소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둘러 주면 완성이다.

세게 달군 기름에 스톤브레드를 튀긴다.

세게 달군 기름에 스톤브레드를 튀긴다.

이제 돌같이 생긴 ‘스톤브레드’라 불리는 빵 차례. 바게트보다 더 딱딱할 것 같은 모양이지만 실제 먹어보면 굉장히 부드럽고 쫀득쫀득하다. 일반 밀가루가 아닌 찹쌀가루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찹쌀가루를 오징어 먹물과 섞어 동글동글 굴려낸 뒤, 안에 다진 새우를 소로 넣는다. 완탕처럼 말이다. 그리고 세게 달군 기름에 부피가 두 배가량 부풀 때까지 튀겨낸다. 완성된 스톤브레드는 나뭇가지 장식 위에 놓아 마치 자연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다.

먹는 방법은 다른 빵과 다를 바 없다. 빵에 잼을 듬뿍 발라 입으로 쏙!

먹는 방법은 다른 빵과 다를 바 없다. 빵에 잼을 듬뿍 발라 입으로 쏙!

먹는 방법은 다른 빵과 다를 바 없다.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을 한 스푼 듬뿍 떠서 아직 따뜻한 빵 위에 발라 입으로 직행. 하지만 그 순간 푸딩의 차가움과 빵의 따뜻함, 푸딩의 탱탱한 식감과 빵의 쫄깃함이 만족스러운 조화를 만들어낸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더니. ‘꽃게와 한라봉 아스픽’이 딱 그런 셈이다! 한라봉의 상큼함에 없던 식욕도 스멀스멀 올라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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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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