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사드 직격탄., 중국시장 3월판매 40% 급감...감산체제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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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현대ㆍ기아 자동차의 영업이 중국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체계 배치에 따른 반한감정의 고조가 원인이다.  
 현대자동차 베이징 현지법인에 따르면 3월 한달동안 현대자동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10만549대가 팔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줄어든 6만대 남짓으로 잠정집계됐다.
 현대차는 3월분 해외 시장별 정확한 판매량을 4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달 하순부터 24시간 가동하던 베이징 공장의 야간조업을 중단하는 등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의 창저우(滄州) 공장은 지난달 24일부터 4일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 측은 ‘라인점검’ 명목을 내세웠지만 내막은 감산을 위한 조업중단이다. 기아자동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옌청(鹽城) 공장은 격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2월의 경우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각각 6%, 13% 늘었지만 3월초부터 갑자기 신규 주문이 뚝 떨어진 것은 물론 이미 계약했던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까지 속출했다”며 “재고를 소화하지 못한 딜러들의 아우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28일 국방부와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 계약을 체결한 직후 중국 당국과 언론의 공세가 강화된 것의 여파로 분석된다.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 관광 전면 금지조치를 여행업체에 내려보내고(3월2일) 롯데마트 매장에 대한 영업조치 처분을 시작한 시기(3월3일)와도 일치한다.
 문제는 4월 이후에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현대차는 생산량을 연초 목표량 대비 60%로 줄이고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베이징의 한 협력업체 임원은 “현대차가 발주한 4월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150여 협력업체들에게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계 금융업체 관계자는 "중소 협력업체의 경우 국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총액은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일부는 이자 상환 등 자금 운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협력업체간) 어음 결제가 늘어나면서 현금유동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외국 브랜드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과 독일계 합작 자동차 회사의 대형 딜러들이 현대차 소유자들에게 ‘우리차를 사면 할인혜택과 함께 중고차 매입을 책임지겠다’는 영업 활동을 하고 있지만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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