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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 4개성 1인자 교체…시진핑·왕치산 동맹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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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일 중국 공산당이 4개 지방 정부 수장 인사를 단행했다.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인맥)으로 분류되는 류츠구이(劉賜貴·62) 하이난(海南)성장과 장칭웨이(張慶偉·56) 허베이(河北) 성장이 하이난과 헤이룽장(黑龍江) 당 서기로 승진했고,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주석 측근인 린둬(林鐸·61) 간쑤(甘肅) 성장과 류자이(劉家義·61) 심계서장(감사원장격)이 간쑤와 산둥(山東) 당 서기에 선임됐다. 이번 인사로 시진핑(習近平)-왕치산 동맹이 한층 강화되면서 올 가을 19차 당대회에서 선출될 시진핑 2기 정치국 위원(25명 내외)에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계파를 누르고 다수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임 당 서기 가운데 류츠구이(劉賜貴·62) 하이난 서기는 시 주석 시자쥔의 핵심 인사다. 류 서기는 시 주석이 푸젠성 부서기로 근무했던 1996년부터 99년까지 푸톈(?田)시 부시장 겸 예비역 포병 사단 제3연대 제1정치위원을 맡았다. 당시 포병 사단 제1정치위원을 겸직하던 시 주석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00년 푸젠성장으로 승진한 시 주석 아래에서는 성 해양어업국장을 맡았다. 이 때 인연은 시주석이 2007년 국가 부주석으로 승진했을 때 샤먼(廈門)시장과 국가해양국장으로 승진한 밑거름이 됐다. 류 서기가 국가해양국장을 맡고 있던 2012년 시 주석은 중앙해양권익공작영도소조를 만들고 직접 조장에 취임하면서 국가해양국의 위상이 격상됐다. 류 서기는 2014년 말 하이난 성장에 취임하면서 남중국해의 건설과 관리를 총괄해왔다.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중국상용항공기(COMAC) 대표를 역임한 장칭웨이 헤이룽장 서기는 중국 우주개발을 담당하는 군수기업 수장 출신인 ‘우주방’ 중 선두 주자다. 마싱루이(馬興瑞·58) 광둥성장, 천추파(陳求發·62) 랴오닝(遼寧)성장, 쉬다저(許達哲·61) 후난성장과 함께 중국 정계의 대표적인 다크호스로 지난해 6월 시 주석이 동유럽·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때 수행원 명단에 직접 발탁하는 등 직접 관리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왕치산 그룹의 약진도 눈부시다. 린둬 간쑤 서기는 지난해 3월 성장에 임명된지 1년여 만에 당 서기로 초고속 승진했다. 린 서기는 왕 서기가 베이징 시장을 역임하던 시기 시청(西城)구 당서기를 역임한 옛 부하다. 왕치산이 중앙기율위를 장악한 뒤인 2014년 8월 린둬는 하얼빈시 서기에서 랴오닝성으로 자리를 옮겨 반부패 일선에서 왕을 도왔다.
이번 인사로 낙마한 왕셴쿠이(王憲魁·65) 전 헤이룽장 서기는 장쩌민 계열, 왕싼윈(王三運·65)·뤄바오밍(羅保銘·65) 간쑤·하이난 전 당서기는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공청단파로 분류된다. 18차 당대회 직후 지방 요직에 포진하면서 중앙 진입을 노리던 후진타오-리커창(李克强)의 정치 기반인 공청단파의 몰락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인사로 31개 지방 성시 가운데 베이징·상하이·충칭·광둥·저장·푸젠·광시·쓰촨·닝샤 9개 수장 인사만 남게 됐다. 이 가운데 베이징·상하이·충칭·광둥 당 서기는 정치국원이 맡고 있으며 나머지 5개 성 당서기는 가을까지 교체가 없을 경우 부국급(副國級·부총리급 국가 요직) 승진이 유력하다고 홍콩 명보가 2일 관측했다.
이에 따라 샤바오룽(夏寶龍·65) 저장서기, 유취안(尤權·63) 푸젠 서기, 펑칭화(彭?華·60) 광시 서기, 왕둥밍(王東明·61) 쓰촨 서기, 리젠화(李建華·63) 닝샤 서기와 지난해 구이저우에서 허베이로 자리를 옮긴 자오커즈(趙克志·64) 서기의 중앙 요직 진출이 유력해졌다.
이미 리훙중(李鴻忠·61) 톈진(天津), 천취안궈(陳全國·62) 신장(新疆), 리창(李?·58) 장쑤(江蘇)성, 리시(李希·61) 랴오닝(遼寧) 당 서기는 중앙 정치국 진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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