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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를 통해본 인생의 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40대 이후의 올드팬들은 「폴·뉴먼」이 마지막 한큐를 치고 공을 쳐다보지도 않은채 자신만만하게 돌아서던 60년대초의 영화 『허슬러』의 인상깊은 라스트 신을 기억할 것이다. 『컬러 오브 머니』는 바로 『허슬러』의 속편이다. 『허슬러』를 썼던 「웰터·테비스」의 신작을 『택시드라이버』의 귀재 「마틴·스코세스」가 연출했다.
26년전 『허슬러』에서 주인공 「에디」역을 맡았던 「폴·뉴먼」은 이 영화에서 다시 주연을 맡아 드디어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따냈다. 7번째 노미네이트만에 생애 처음 영광을 안은 것이다.
『컬러 오브 머니』는 「파란 사각융단의 링」당구대를 가운데 놓고 필치는 당구도박사들의 얘기를 통해 사나이세계의 승부정신과 집념,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을 그렸다. 「마틴·스코세스」 감독은 이를 중후하고 선이 굵은 터치로 펼쳐보인다. 어두우면서도 아름다운 색조가 무게를 더해준다.
그 옛날의 명허슬러 「에디」는 이제 은퇴해 주류도매상을 하는 독신중년이 되었다.
그는 어느날 우연히 당구장에서 판을 휩쓰는 젊은이 「빈센트」(「톰·크루즈」분)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발견한다.
그는 「빈센트」를 정상급 허슬러로 길러내겠다고 결심, 그에게 뒷돈을 대주고 프로정신을 가르친다….
인기절정의 신성 「톰·크루즈」와 노련한 원로「폴·뉴먼」의 연기대결이 불꽃튄다.
그동안 성행해온 영화들처럼 강렬한 액션이나 달콤한 사랑은 없어도 새삼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보게하는 품격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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