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8, 22, 25일 한국 쇼트트랙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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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트트랙 안현수

금메달 0순위 … 오노에 설욕 별러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를 넘어서라".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가장 금메달을 기대하는 선수는 쇼트트랙의 안현수(한국체대)다. 지난해 초 빙판을 떠난 김동성의 뒤를 잇는 '한국의 에이스' 안현수는 2005-2006 월드컵 시리즈를 통틀어 남자 통합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세계 1인자다.

한국 팬들이 안현수를 응원하는 이유는 또 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때 한국에 상처를 안겨준 숙적 오노와의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안현수는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1000m 결승 마지막 코너에서 리자준(중국)과 몸싸움을 벌이던 오노에게 다리를 차이면서 넘어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졸지에 꼴찌로 들어오고 말았다

안현수와 오노는 이번 대회에서도 1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안현수는 오노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오노는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1500m에서 안현수를 0.01초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안현수는 1000m에서 보기좋게 1위로 골인하면서 종합 1위에 올랐다. 오노는 4위. 오노는 서울에서 벌어진 2차 대회에서 안현수를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안현수는 "4년 전에는 첫 국제대회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나름대로 경험과 관록을 쌓았다. 반드시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되겠다"고 했다.

*** 쇼트트랙 진선유

남자 못잖은 체력…코너링은 예술

안현수 외에 눈여겨 볼 한국선수는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여자쇼트트랙의 진선유다.

진선유는 국가대표 훈련 때 유일하게 남자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체력과 기술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이다.

진선유는 지난해 월드컵 3차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낸 뒤 개인종합 1위까지 차지해 5관왕에 올랐다. 발군의 기량으로 월드컵에서 랭킹 1위에 올랐다.

지구력이 뛰어난 진선유는 경기 시작과 함께 선두로 치고 나선 뒤 좀처럼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다.

경쟁 상대는 중국의 신예 왕멍이다.세계랭킹 2위인 왕멍은 팀플레이에 능한 양양 A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게 진선유로서는 부담이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허리부상에서 회복한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은경과 변천사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중국과의 멋진 대결이 예상된다.

진선유는 "생애 첫 올림픽인 만큼 그동안 연마해온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밖에 올림픽에 네 번째 출전하는 이규혁과 여자 스프린터 기대주 이상화도 입상이 기대된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1000m에서 김윤만이 따낸 은메달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다. 그만큼 스피드 종목에 대한 메달 열망이 뜨겁다.

*** 빙속 이강석

폭발적 스타트…14년 만에 메달 기대

"이강석을 주목하세요".

지난달 태릉국제빙상장에서 열린 토리노올림픽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때였다. 박창섭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피드 부회장은 기자석으로 다가와 이강석의 이야기를 했다. 박 부회장은 "1992년 올림픽 때도 김윤만이 메달을 딸 것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면서 "이강석도 그때와 분위기가 똑같다"고 했다.

이강석은 지난해까지 국제대회에서는 무명 선수였다. 지난해 1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겨울 유니버시아드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빙상연맹이 10월부터 1개월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실시한 전지훈련을 통해 기량이 급성장했다. 올림픽 메달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0.1초에 승패가 가려지는 단거리 종목은 말할 나위 없다. 이번 대회 500m 참가 선수들 중 34초30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가토 조지(일본)부터 이규혁(34초 91)까지 34초대에만 무려 14명의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0.1초가 아니라, 0.01초가 메달을 결정할 것이다.

이강석은 키가 1m77㎝로 체구는 크지 않지만 폭발적인 순발력과 스피드를 갖고 있다. 그를 지도해 온 윤의중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힘이 약해 스타트가 늦지만 이강석은 스타트에 천부적 재능이 있어 100m까지 랩타임이 9초5대로 세계 최정상급"이라고 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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