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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목욕탕 조심하세요...지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 3배로 급증

중앙일보

입력

현대식 설비를 갖춘 서울의 한 찜질방 내부 모습.  [중앙포토]

현대식 설비를 갖춘 서울의 한 찜질방 내부 모습. [중앙포토]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대중목욕탕이나 찜질방 이용에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냉각탑이나 욕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대중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검출되기 쉬운 레지오넬라균 관련 질병에 걸린 환자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 전년의 3배로 급증 #대중목욕시설 10곳 중 1곳 이상 레지오넬라균 검출 #최근 일본서도 40명 레지오넬라 집단폐렴...1명 사망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고된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는 128명(잠정)으로 전년 보다 약 3배로 늘었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는 20명 안팎이었지만 2015년 45명으로 늘더니 이후 급증한 것이다. 올해도 35명이나 신고돼 이 속도라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지자체에서 대형목욕탕과 찜질방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레지오넬라균 검출률은 12.6%(잠정)였다.

 레지오넬라균은 오염된 물을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 3군 법정 감염병이다. 대형건물 냉각탑이나 샤워기, 온수 욕조, 호흡기 치료기기 등의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균이 작은 물방울(비말) 형태로 인체에 흡입되면 감염되는데, 사람 간 전파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균에 감염되면 폐렴이나 독감(폰티액 열)에 걸리는데 보통 두통이나 근육통, 고열, 오한, 마른기침과 설사 등을 동반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폐렴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일본에선 히로시마 현 지역의 한 온천에서 40여명이 집단 레지오넬라 폐렴에 걸려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위중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조은희 감염병관리과장은 “대중목욕시설의 욕조 물은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쉬운 온도(25~45℃)인 데다 많은 사람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면서 소독제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될 위험이 크다”며 “철저한 소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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