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수의 입고 불려다니는 모습 어떻게 보겠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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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31일 무겁고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날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탄식을 쏟아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불구속수사 원칙이 지켜지길 바랐는데”라며 “너무너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판을 통해서 충분히 진실을 가릴 수 있는데 전직 대통령에게 수의를 꼭 입혀야 하느냐”면서 “수의를 입고 불려 다니는 모습을 어떻게 보겠느냐”고 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며 검찰과 법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하루 전인 지난 29일에도 청와대는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셨던 분이 이 같은 처지에 놓여 참담하고 비통하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현숙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지금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라며 “박 전 대통령은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지 않으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나올 때 박 전 대통령은 옷가지 등 개인 물품을 제외하고는 대통령기록물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해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가지고 나갈 수도 없었고, 실제 챙겨 나가지도 않았다”라며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데다 도주는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구속까지 몰아붙이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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