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비서 보고 눈물 “미안”…직접 발언권 얻어 질문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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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고쳐쓰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최순실. [중앙포토]

안경을 고쳐쓰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최순실. [중앙포토]

최순실(61)씨가 법정에서 6개월 만에 만난 비서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최씨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본인과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3차 공판에서 자신의 개인비서인 안모(33ㆍ여)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을 보고 이같은 행동을 보였다.

법정에서 최씨는 발언권을 얻어 직접 안씨에게 “여기까지 나오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다.

이어 최씨는 안씨에게 “경리 일 하면서 이런저런 일 했는데 사익을 추구한 게 아니지 않았냐”고 물었고, 이에 안씨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씨는 “검찰에서 강압적으로 수사하면, 피의자가 아니니 권리를 잘 지켜야 한다”며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씨의 말을 들은 안씨는 증인신문이 끝난 뒤 곧바로 법정을 나섰다.

이날 검찰은 최씨 비서 안씨를 증인으로 신문했다. 안씨는 최씨 거주지로 알려진 미승빌딩의 임대사업을 관리하는 업체 얀슨에 2010년 경리로 입사해 이 빌딩을 관리하고 현재까지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최씨 딸 정유라(21)씨를 살펴주는 등 지근거리서 최씨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씨 변호인은 지난해 10월 벌어진 검찰의 미승빌딩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압수수색 과정이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안씨는 당시 검찰 압수수색 현장에 있었고, 당시 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안씨는 법정에서 “당시 검찰 수사관에게 연락이 와 하드디스크 등 확인 작업에 참관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며 “요즘은 참관하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해, 변호사와 상의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경재(최씨 변호인)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에게 물어보니 참관하라고 했다”며 “힘들어 가고 싶지 않다고 했고, 수사관에게 ‘변호사와 상의했다’고 말했었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또  “지난해 10월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때 검사가 내 진술을 거짓말로 확신하고 믿지 않으면서 다그쳤다”면서 “다시는 검찰에서 조사받고 싶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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