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용//
…아주머니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흐르는 푸른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흐르는 푸른전설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소리도 흘러 오는데.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
김종한(1916∼45)은 일반독자들에게는 비교적 낯선 시인이지만 그 이유는 그가 29세의 나이로 요절했기 때문. 3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작품이기도한 이시는 당시 드물었던 표현주의적 감각을 살린 아름다운 서정시다.
그리움의 원형을 느낄수 있는 이 시를 어떻게 화폭에 담을까 고민했다는 김화백은 선과 색조를 통해 그것을 해결했다고 말한다. 『환상의 축발을 염두에 두었지요.』 겹쳐진 선이 조금도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달의 아랫부분도 관대하게 살렸고, 소와 여인의 눈매가 닯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