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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PB로 외국 부자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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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최고 프라이빗 뱅킹(PB)에 선정된 데 만족하지 않고 홍콩에 이어 싱가포르는 물론 유럽 PB시장에도 진출하겠다."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은 최근 세계적인 금융전문잡지 유러머니가 하나은행을 2년 연속 '한국 내 최우수 PB'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7일 이같이 밝혔다. 김 행장의 이 같은 포부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토종은행이 세계적인 선진은행들을 제치고 국내 최고 PB로 선정된 데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 행장은 "비결은 하나은행의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며 "하나은행의 모태로 1970년 설립된 한국투자금융 시절부터 30여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처음으로 선진국 형태의 PB를 도입한 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객의 재산을 불리는 데 주력해 왔다"며 "유러머니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PB영업망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우수 PB가 되기 위해선 고객 규모가 일정 수준이 넘어야 하는데, 국내 현금 10억원 이상 고객예금자 1만2061명 중 4253명이 하나은행 고객이다. 김 행장은 "고객 자산을 운용할 맨파워와 시스템도 선진 PB의 전제조건"이라며 "3월부터 PB 인력을 4등급으로 나누는 'PB마스터 제도'를 도입해 행장보다 연봉이 많은 전문가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고객 1인당 100억원 이상을 가입 기준으로 삼고 있는 웰쓰매니지먼트(WM) 2곳과 1인당 10억원 이상인 PB 14곳 등 모두 16개의 PB 점포(골드클럽)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1인당 1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일반 점포의 PB창구도 117개에 달한다.

김 행장은 "부자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자산운용에 얽혀 있는 문제점들을 함께 고민하면서 풀어주기 때문"이라며 "투자금융 시절 고객이 지금도 대를 이어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하나은행은 이런 명성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홍콩에 진출해 PB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 행장은 "기존 PB 160명 외에 40~50명을 더 뽑아 국제 교육기관과 연계한 PB 스쿨을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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