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양심을 걸고 말하지만 부동산 투기는 안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김우식(사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밥공기의 3분의 1밖에 비우지 못했다. 반찬으로 나온 불고기는 국물만 조금 떠먹은 정도였다. 함께 있던 과기부 직원들이 말을 붙였지만 피곤한 듯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장남에 대한 편법 증여와 증여세 탈루 의혹에 관한 질문도 쏟아졌다.

<표 참조>

김석준 의원은 "후보자가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 4건의 토지와 임야를 구입했는데 그중 경기도 파주의 임야 3000평은 구입 당시 평당 1만원 정도 하던 것이 교하 택지지구가 지정되면서 시가 40억원대로 급등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희정 의원은 "토지 및 임야의 구입 목적을 모두 '은퇴 이후 거주'라 했는데 홍길동도 아니고 오늘은 서울, 내일은 파주, 다음날엔 용인에서 산단 말인가"라며 몰아붙였다.

심재엽 의원은 "미국 유학 중인 김 후보자의 장남은 총 1억4000만원의 재산을 보유 중이지만 실제 소득액은 1400여만원이 전부"라며 "정기예금과 결혼 축의금 등이 재산의 내역이라지만 법원 판례상 결혼 축의금도 증여로 간주되는 만큼 1666만여원의 증여세를 탈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고위 공직자로 임명되는 마당에 부동산 투기란 얘기가 오르내리는 것이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도 "양심을 걸고 말하지만 투기는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장남에 대한 편법 증여 논란과 관련해선 "장남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은 적금과 결혼식 축의금 등이 더해진 것이 확실하며 세금 문제는 전문가에게 알아보고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이공계 기피의 심각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대입에서 과학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생각해 봤다"고 밝혔다.

이가영.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