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스토리] 스스로 배려하는 ‘어울림교육’으로 왕따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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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미래재단 주최 '미래교육창조상' 수상자 3인

최우수상 세종 아름초 이현규 교사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 주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어울림의 가치, 믿음과 배려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앞으로 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을까요.”

세종 아름초등학교 교사 이현규(사진)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묻어났다. 이씨는 학생들의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사랑과 웃음으로 모두가 행복한 A.L.L바른 어울림교육 프로그램’으로 제3회 미래교육창조상 교육 환경 혁신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씨는 아이들이 스스로 다문화, 장애 학생까지 모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실천하도록 해 심사 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학급을 넘어 학교 전반의 교육 환경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이씨는 “요즘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가기 바쁘다 보니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잘 모른다”면서 “최근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과 같은 문제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에 착안해 그는 ‘A.L.L바른 어울림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씨는 학생들과 함께 책이나 영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예를 들면 외모나 행동이 달라 따돌림을 당했던 미운 오리아기의 마음은 어땠을지, 다름과 틀림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게 했다. 그는 “생각이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존중과 배려,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신체 접촉을 통해 친밀감을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프로그램 구성에 적극 참여하게 했다. 친구를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실행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배려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했다.

이씨는 “ 앞으로 소통, 갈등해결 등 이 중요해지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면서 “미래교육창조상이 인성교육에 힘쓰는 훌륭한 교사들을 많이 발굴해 우리 교육에 희망의 불씨를 전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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