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자들 트럼프에 '돌직구' 질문하자, 美 기자들..."우리가 창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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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크리스티안 던츠 독일 DPA 통신사 기자. [사진 영국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영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크리스티안 던츠 독일 DPA 통신사 기자. [사진 영국 인디펜던트 홈페이지 영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이 다양한 뒷말을 낳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독일 기자들의 이른바 '돌직구' 질문에 미국 기자들이 "부끄럽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크리스티나 던츠 독일 DPA 통신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왜 그렇게 뉴스의 다양성을 두려워하나"라며 "왜 그렇게 자주 '가짜뉴스'를 언급하며, 그것들이 입증될 수 있긴 한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질문에 던츠 기자를 가리키며 "친절한, 좋은 기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의 직설적인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꼬아 대답한 것이다.

던츠 기자는 이후 기사를 통해 "백악관에는 더이상 어렵고, 불편한 질문에 사실적으로 대답하는 전통은 없다"라고 쓰기도 했다.

영구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켈 총리와 그의 기자단은 민주주의가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기사를 통해 두 사람의 회동에서 극명하게 갈린 명암을 대조했다.

미국의 기자들은 독일의 기자들의 이러한 질문 방식에 칭찬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미국 정지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타라 팔메리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독일의 기자들이 우리를 창피하게 한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어비 필립 워싱턴포스트 기자도 독일 기자들의 '도청 주장' 관련 질문을 이어간 것에 찬사를 보냈고, 라이언 리자 뉴요커 기자는 "미국 기자들과 독일 기자들의 질문 형식 사이에 극명한 대조가 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이번 회동은 '악수 거부' 동영상으로도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앉아있을 때 기자들이 악수를 요청했지만, 두 사람은 악수를 하지 못 했다. 메르켈 총리가 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악수를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메르켈 총리의 민망한듯한 웃음이 그대로 전 세계 언론의 카메라에 잡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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