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고에 미사일 엔진 실험으로 답한 김정은

중앙일보

입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8일 신형 고출력 로켓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했다고 북한 관영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북한 언론들은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과학원에서 새로 개발한 우리식의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봤다”며 “(김정은이) 새형(신형)의 대출력 발동기 제작 정형(현황)을 보고받으시고 이른 새벽 몸소 서해위성발사장에 나오시여 발동기의 기술적 특성과 지상분출시험 준비실태를 세심히 료해(이해)하시고 시험을 지도하시였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18일 미사일엔진연소 실험을 실시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18일 미사일엔진연소 실험을 실시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그러면서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지난 시기의 발동기들보다 비추진력이 높은 대출력 발동기를 완전히 우리식으로 새롭게 연구제작하고 첫 시험에서 단번에 성공함으로써 국방공업건설사에 특기할 또 하나의 사변적인 기적을 창조했다”고 주장했다.

북, 18일 ICBM용 추정 신형 미사일 엔진 연소 실험 #지난해 9월 고출력 엔진 실험 이후 6개월 만 #미국의 '군사적 행동' 경고 직후 김정은 직접 찾아 실험 강행

북한이 공개적으로 미사일 엔진실험을 실시한 건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북한은 이날 실험에서 “연소실의 추진력 특성과 타빈뽐쁘(터빈펌프) 장치, 조절계통 등 고출력 엔진의 전반적인 기술적 지표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18일 미사일엔진연소 실험을 실시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18일 미사일엔진연소 실험을 실시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특히 지난 1월 1일 새해 국정기조를 밝히는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던 김정은은 이날  “로켓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 ‘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시험이 ICBM에 적용하기 위한 미사일 엔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18일 미사일엔진연소 실험을 실시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지난 18일 미사일엔진연소 실험을 실시했다고 북한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사진 노동신문]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북한이 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그동안 북한이 미국을)가지고 놀았다(playing)”고 꼬집었다.

지난 15일부터 일본과 한국, 중국을 순방한 틸러슨 장관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은 끝났다”거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일정한 수준을 넘으면 대북 군사행동이 검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1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당시 “북한의 비핵화 없이 대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에 보낸 메시지였다. 하지만 북한은 이같은 미국의 단호한 입장에 미사일 엔진 연소 실험으로 답한 셈이다. 전직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강경에는 초강경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한국이나 미국의 입장과 상관없이 핵과 미사일을 자신들 체제의 운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자신들의 스케줄대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나서겠다는 목소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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