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을 명받았습니다"…경례·입학 신고 요구하는 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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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대학 신입생들을 상대로 한 군대식의 강압적인 문화가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입학을 신고해야 하는 한 대학의 군기 문화가 논란이다.


18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방의 한 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의 신입생 입학 신고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카카오톡 캡처 화면이 게재됐다.

사진에 따르면 신입생들은 "조선!"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례를 해야 하고, 선배가 같은 구호를 말하며 받아준 후 말을 시작해야 한다.

출신 고등학교를 말하며 "입학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등 군대 전입신고에서나 말할 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 경기도 모 대학 치위생과에서는 선배를 향해 이모티콘 사용 금지, 엔터 쓰지 않기 등 과도한 생활 규정을 요구해 '군기 잡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수원과학대 신입생은 선배의 이름을 부를 수 없고 '다' 또는 '까'로 문장 끝을 끝내야 하는 군기 문화를 고발했고, 연세대학교에서는 졸업생 반지를 사야 한다며 재학생에게 1인당 13만원을 내도록 강요해 논란이 됐다.

이렇듯 새 학기가 시작되면 대학가에 스며든 군기 문화에 대한 온갖 잡음이 새어 나오지만, 대학가의 문제의식은 제자리걸음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당국이 인문학을 등한시 여기고, 취업만 강조하면서 경쟁만 부추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학원화된 대학에서의 무한경쟁, 취업과 열이 낳은 병폐"라고 대학 군기 문화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학내 인권기구를 만들거나 인권 과목을 신설하는 등 근본적인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이 같은 일들은 계속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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