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재인, 방송토론 앞두고 대기실 문 꼭 닫은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많은 국민들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대선 경선후보 TV토론을 앞둔 후보들은 어떤 표정일까.


16일 서울 퇴계로 MBN사옥에서 열린 2017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 경선 TV토론회(MBN, TV조선, 연합뉴스TV 주최)를 앞둔 후보들의 대기실을 찾았다.

민주당 경선후보 TV토론 막전막후 #문 닫고 열공, 메이크업 꼼꼼수정, 빨간펜 밑줄 쫙

토론회를 앞두고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느라 대기실 문을 꼭 닫은 후보도 있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메이크업을 고치는 후보도 있었다. 한 후보는 중요한 내용을 빨간펜으로 체크하며 막판 준비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17일 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원고를 점검하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채윤경 기자

17일 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원고를 점검하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채윤경 기자

문재인 후보 측은 문을 닫아 걸고 막판까지 ‘열공’ 하는 모습이었다. 문 후보가 방송용 메이크업을 받는 동안 신경민 TV토론 단장이 자료뭉치를 들고 계속해서 중요한 사안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보고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외부 출입을 제한해 문 후보를 만나러 온 사람들이 문앞에서 기다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토론회 직전 ‘너무 열심히 하시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얘기에 신경민 의원은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답하며 웃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화장을 하고 있는 안희정 후보. 채윤경 기자

17일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화장을 하고 있는 안희정 후보. 채윤경 기자

안희정 후보 측은 조용한 분위기였다. 안 후보는 방송용 메이크업을 받으며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메이크업을 받는 후보에게 ”눈썹이 너무 길게 그려졌다“고 충고하는 사람도 있었다. 안 후보는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직전 긴장한 듯 입을 크게 벌렸다가 오무리며 얼굴 근육을 반복해서 풀었다.

17일 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참모들과 대화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채윤경 기자

17일 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참모들과 대화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채윤경 기자

이재명 후보는 평소처럼 상하의 양복에 흰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사전에 피부 화장을 받고 와 ‘피부가 원래 그렇게 좋으시냐’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준비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뭘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토론 시간이 너무 짧아 말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시장은 또 “부인 인터뷰를 본 분들이 ‘이재명은 부인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하더라”며 분위기를 측근들과 농담을 하기도 했다.

17일 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마지막 준비를 하는 최성 고양시장. 채윤경 기자

17일 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을 앞두고 마지막 준비를 하는 최성 고양시장. 채윤경 기자

최성 후보는의 대기실은 조용했다. 최 후보는 빨간 펜으로 잔뜩 동그라미 표시를 해 놓은 원고를 보며 메모하고 있었다. 그는 “토론 직전이라 좀 바쁘다”며 원고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날 100분간 진행된 토론에서 후보들은 열띤 공방을 벌였다. 정책과 현안에 대한 토론부터 후보의 과거사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하지만 토론 후에도 후보들의 갈증은 식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다리를 묶고 한쪽 손을 묶고 주먹만 쓴 권투시합을 한 느낌”이라며 “각자의 생각이나 철학을 확인할 기회가 너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는 “주요 쟁점에 관해서는 유익한 토론이었다. 문재인 후보가 가진 리더십에 대한 의구심을 검증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재밌는 토론이었다”고 평했고, 최성 후보는 “거친 합동토론회에서 계속 인터넷 실시간 검색 1~2위 한 부분이 대단히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