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미세먼지, 물청소 대신 빨아들여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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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갈수록 심해지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비해 서울시가 도로 청소 방식을 바꾼다. 기존 물청소에서 흡입청소로 전환된다. 가정용 진공청소기처럼 먼지를 빨아들이는 방식이다.

서울시 ‘분진흡입’ 차량 75대로 늘려 #98%까지 걸러내 남는 먼지 적어

물청소는 미세먼지로 물을 흘려보내다보니 물기가 마르면 다시 미세먼지가 날리고 기온이 영하인 겨울철이나 심야시간대에는 청소가 힘든 단점이 있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올해 58억원을 들여 분진흡입 청소차 30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45대인 분진흡입 청소차가 75대로 늘게 된다.

분진흡입 차량(오른쪽)이 1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미세먼지 제거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분진흡입 차량(오른쪽)이 1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미세먼지 제거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청소차 내부엔 특수 필터가 설치돼 있다. 도로변 미세먼지(입자크기 10㎛이하)를 최대 98.3%까지 걸러낼 수 있다. 구본상 서울시 생활환경과장은 “흡입 청소 방식은 잔여 먼지가 적다는 장점 뿐만 아니라 청소 때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물청소는 ㎞당 1.5t의 물이 들어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시는 75대의 분진흡입 청소차를 통해 연간 120만㎞의 도로를 청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토사 3846t, 분진 372t을 수거할 수 있다. 이중 미세먼지는 78.7t이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겨울철에도 결빙 걱정없이 도로를 청소할 수 있다. 2차로 이하의 좁은 도로나 이면도로에는 기동성이 좋은 3.5t짜리 소형 분진흡입 차량을 투입한다. 새로 마련하는 30대의 청소차 중 2대가 소형 청소차다.

서울시는 또 일반 쓰레기와 분진 등을 모두 청소할 수 있는 신형 청소차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자치구의 노후 물청소차를 분진흡입 청소차로 교체하는 일도 돕기로 했다. 노후 물청소차를 점차 줄여나가기 위해서다.

한편 서울시는 한 달에 한 번 가량 시내 25개 자치구가 동시에 도로 분진을 청소하는 ‘특별 도로 분진 청소의 날’을 운영하기로 했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다가오는 황사철에 대비해 여러 방안들을 활용해 도로 위의 고농도 미세먼지를 적기에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글=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사진=신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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