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정상회담 합의의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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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소는30일 「레이건」-「고르바초프」간의 3차 정상회담에 합의함으로써 85년 제네바정상회담 이래 우여곡절을 거듭해온 중거리 핵감축 노력에 결실을 맺고,「레이건」행정부 초기를 특징지어온 미소감정 대립시대에 막을 내릴 계기를 마련했다.
두지도자는 다같이 국내정치에서 맞고있는 난국에 밀려 정상회담을 서두르고 있는 감은 있지만 이때문에 늘 장애가되어온 우주무기개발계획(SDI) 에 대한 이견을 얼버무리고 중거리핵감축이 합의된것이다.
이로써 일단 제1단계로 중·단거리에 한정된 것이지만 40년전 핵무기가 개발된 이래 특정 핵무기를 전적으로 폐기하는 동시에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미소간 핵감축협상이 탄생을 보게됐다.
지금까지의 미소간 핵감축협상은 핵무기수량의 상한선을 마련하는데 그쳐 실제로는 핵무기 수가 군축합의에도 불구하고 늘어났었다.
협정이 발효되면 양측은 전세계에 배치한 사정거리 5백∼5천5백㎞의 중·단거리 핵무기를철거한다. 미국측은 서독·영국·이탈리아·벨기에에 있는 퍼싱2미사일, 지상발사크루즈미사일등 3백32기를 폐기하며 소련은 시베리아등지의 SS-2O, SS-4등 6백83기의 미사일과 핵탄두를 없애게된다.
이는 양국이 보유하고있는 5만여 핵무기의 4%에 해당된다. 오는 12월 정상희담에서는 이같은 전략핵무기를 50%삭감하기위한 앞으로의 핵감축협상의 발판을 마련, 내년「레이건」 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에서 구체화시킬 계획으로 돼있다.
미소지도자는 이번에 정상회담 실현을 함으로써 각기 헤아릴수 없는 대내외 소득을 건졌다.「고르바초프」서기장의 경우 국내경제발전등을 위해 대외적으로 개방정책을 추구해온 마당에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시정하는데 매우 신속하고 솔직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신뢰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평가하고 있다. 소련지도자들이 2∼3년 걸렸던 시정조치를 그는 며칠만에 단행한 것이다.
한편 「레이건」 대통령은 어떤 의미에서는 INF협정자체보다도 워싱턴에서의 화려한 정상회담이 국내정치적 궁지를 완화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더 중요하고 긴요한 성과로 풀이된다. 국내정치의 실세를 외교면에서 회복할수있는 퇴임전의 유일한 찬스를 확보한 셈이다.
미소정상회담에서는 군축문제외에도 태평양해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소련군사력의 위헙을 비롯, 아프카니스탄·중미·남부아프리카등 지역문제, 소련내 인권문제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워솅턴=한남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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