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강사 외길인생 '날으는 하마'

중앙일보

입력

<페르마 송파 캠퍼스 양우석 원장>

"진실로 자기 삶에 만족하는 길은 스스로 훌륭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겁니다."

올해로 수학강사 경력 9년 째인 양우석(38) 원장은 가르침이야말로 '위대한 유산'을 쌓아가는 일이라 굳게 믿는다. 눈코 뜰 새 없는 입시철에도 클래스마다 직접 강의를 뛰는 그의 열정 뒤엔 이런 소신이 깔려 있다. 듬직한 외모, 넉넉한 미소에선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강단에 서는 순간 완연한 딴사람이다. 좌중을 압도하는 눈빛이 3년간 송파지역에서만 120명 이상의 학생들을 특목고에 진학시킨 화려한 이력을 웅변하고 있다. 한때 90Kg이 넘는 거구로 강단에서 통통 뛰며 하는 정열적인 강의에 '날으는 하마'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그를 만나 보았다.

Q. 수학을 잘 하려면?

A. '모르는 것'에 대한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 고3이라도 잘 모르면 중3과정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선행학습에만 치우쳐 무작정 진도만 나가면 모래성 쌓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고학년 때 저학년 과정을 다시 보면 쉽게 이해돼 자신감을 쌓을 수 있다.

Q. 자신만의 강의특징이 있다면?

A. 단계별로 유형을 정리하도록 수업한다. 수학은 원리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무조건 많이 풀고 공식을 외운다고 원리가 파악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방법은 인수분해.제곱근.완전제곱식 등이 있다. 제곱근이나 완전제곱식은 근의 공식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그 원리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이차방정식 문제를 풀 때 공식만 적용해서 답을 내는 게 아니라 근의 공식, 제곱근 등 풀이과정을 단계별로 유도하면 학생도 흥미를 갖고 접근하게 된다.

Q.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A. 지원 당시 내신이 39%였다가 구술면접에서 만점을 받고 김포외고에 최종 합격한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친구들 몰래 질문을 쉴 새 없이 했다. '끈질기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할 정도였다. '진짜진짜 열심히 했다'는 말 밖엔 이 학생을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Q.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이 많은 만큼 선행학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는 몇 개, 몇 명 하는 식으로 양의 수학을 배운다면 중학교에서는 평면적인 수학과 만나게 된다. 음수.양수 등의 생소한 개념을 접하게 되고 숫자.그림보다 문자로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선행학습을 할 때 이런 개념에 혼돈을 느껴 수학에 흥미를 잃는 아이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따라서 선행학습을 시작할 때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업내용을 천천히 비교하면서 이해시키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창의사고력도 마찬가지다. 개념이 생소해 적응기간이 오래 걸린다. 대부분 문제가 길어 무엇을 묻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어를 잘해야 수학도 잘 할 수 있다. 가정에서 독서지도를 충실히 해주면 훨씬 도움이 된다.

*양 우 석 강사 약력 : 前 서대문 청솔학원 대표강사, 前 압구정 종로학원 교무부장, 現 생각하는 수학 페르마 송파 캠퍼스 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