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권한대행의 '헤어롤'은 대통령 파면 결정의 전조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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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10일 ‘핑크색 헤어롤’을 뒷머리에 단 채 출근했다. 지난 92일간 빽빽한 일정으로 진행된 탄핵심판 선고에 더해 전날 퇴근한 지 9시간만에 다시 출근하는 강행군으로 미처 머리를 제대로 정돈하지 못한 채 출근한 것이다.

이 권한대행의 이같은 모습은 세월호 참사 당일 머리를 손질하느라 시간을 지체한 박 대통령과 대비됐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전 8시 50분쯤 헌법재판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 이 권한대행의 ‘헤어롤 출근’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온라인을 통해 응원을 보냈다. 트위터와 포털사이느 등에는 “얼마나 정신없고 바빴으면 탄핵 심판 선고일에 저런 모습으로 드러냈을까요. 그동안 힘내주셔서 감사합니다(트위터 아이디 jing****)”, “머리손질 때문에 성실 의무를 위반한 대통령과 머리손질조차 하지 못한 채 출근한 이정미 재판관의 모습이 대비된다(네이버 아이디 kaiz******의 댓글)” 등의 의견이 나왔다.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내린 이 권한대행은 긴장된 표정으로 사복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빠르게 청사로 들어갔다. 이어서 들어간 김이수ㆍ안창호ㆍ조용호 재판관 등 만장일치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재판관들 모두 굳은 표정이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탄핵 심판 최종 선고가 시작된 지 25분만에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다.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며 탄핵안이 만장일치로 인용됐다고 주문을 낭독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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