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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천 신흥명문 하늘고,자사고에서 공립으로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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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하늘고등학교는 인천지역의 대표적인 신흥 명문고로 꼽힌다. 인천지역 첫 자율형 사립고로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 학교는 지난 2016년 입시에서 15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해 이 분야 기록으로 인천 1위, 전국 34위를 차지했다.

하늘고 설립하고 지원금 내는 인천공항공사,점차 학교에서 손 떼기로 #공사 지원금 연25억원에서 12억원으로 줄이기로…정부 “중장기 계획은 공립 전환”

2011년 개교해 2014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가 이렇게 이른 시일 내 명문고가 된 주요 배경은 인천공항공사의 든든한 지원이다. 하늘고는 인천공항공사가 학교건립비용 489억원을 모두 부담했고, 매년 20억원이 넘는 학교 운영비도 지원하고 있다. 인천공항 근무자들에게 좋은 교육여건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전체 학교 운영비의 20%가량을 공항공사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하늘고의 앞날에 큰 변수가 생겼다. 공기업인 인천공항공사를 관리ㆍ감독하는 국토교통부가 인천공항공사의 하늘고 지원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기업이 수익의 일부를 사립학교에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감사원의 지적 등에 따라 공사의 지원 규모를 점차 줄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교 이래 매년 25억원씩 책정됐던 인천공항공사의 하늘고 지원금이 지난해 처음으로 21억원으로 줄었다. 또 2021년부터는 지원금을 지금의 절반 수준인 12억원으로 줄이기로 공항공사와 국토부가 의견을 모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늘고를 인천시교육청에 기부해 공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다만 학교 이사회와 학부모 등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에 일단 지원금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한 것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원금을 줄여나가면 인천공항공사가 학교에서 손을 떼는데도, 공립으로 전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고 덧붙였다.

지원금이 줄면 학교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다. 하늘고 졸업생과 재학생을 각각 자녀로 둔 김모(52)씨는“하늘고 1기인 큰 애가 학교 다닐때는 매달 7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지금 고2인 셋째에는 1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늘고가 공립으로 전환하면 학교의 운명은 더 달라질 전망이다. 자율형사립고라는 게 하늘고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해도 실제 하늘고가 공립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 사립학교를 강제로 공립으로 바꿀 이행 수단이 정부에 없기 때문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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