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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서울대 합격생의 공부 비결 ③ 공대 편 “자소서를 전공 관련 경험으로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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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지

고등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진로와 진학’이다. 많은 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걱정과 두려움은 커지고 자신감은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소위 ‘명문대’에 입학한 선배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TONG청소년기자단 홍대부여고지부가 2017 입시에서 인문계열, 공학계열, 미술, 의예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대 합격증을 거머쥔 이들의 비결을 네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서울대 공과대학. [사진=서울대]

서울대 공과대학. [사진=서울대]

③ 박OO, 서울대 건축학과 합격자(서울 일반고 졸업)

Q. 어떤 과에, 어떤 전형으로 지원하셨나요?
A. 어렸을 때부터 꿈이 건축쪽이라 전부 건축학과로 지원했어요. 연세대는 건축공학과 내 건축학전공, 건축공학전공으로 나뉘어서 건축공학과를 지원했고, 서울대·고려대·한양대는 다 건축학과를 지원했어요.

서울대는 일반전형(심층면접이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 연세대는 과학공학인재전형(특기자 전형)과 학교생활우수자전형(학생부종합전형), 고려대는 과학인재전형(특기자 전형)과 융합인재전형(학생부종합전형), 한양대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Q.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가 된 시점(사건)이 있었나요?
A. 어릴 때부터 워낙 이것저것 배우는 데 욕심도 많고 꿈도 굉장히 많았어요. 미술도 하고 싶었고, 과학도 좋아했고… 그러던 와중, 건축가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는데 ‘아, 건축을 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축은 인문학·공학·예술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딱 적성과 흥미에 맞는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 이후에 건축사무소 답사나 건축캠프, 건축관련 봉사 등 여러 활동을 하면서 건축이 제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아요.

Q. 여고의 이과에서는 내신 등급을 잘 받기 힘든데, 특별한 내신 관리 비법이 있나요?
A. 저희 학교가 특히나 다른 여고에 비해서도 이과 인원수가 적은 편이었어요. 1등급은 3명이고, 9등부터는 3등급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저는 아예 1학년 때부터 종합전형으로 대학교를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들어와서, 이것저것 학교 활동을 하다보니까 내신 챙기는데에 조금 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수학, 과학과 같은 이과에서 중요한 과목을 주로 공부했고, 도저히 등급을 받기 어려운 과목은 교과관련 교내 활동으로 만회하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면,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처럼요.

Q. 수능 과목 중 공부하기 (혹은 점수를 받기) 가장 어려운 과목은 무엇이었나요?
A. 저는 약간 문과 성향이라 국어, 영어는 공부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수학도 워낙 수학 문제 푸는 걸 좋아해서 즐겁게 공부했던 것 같아요. 근데 과학탐구는 일단 4과목 중 2개를 선택하는 것부터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물리·화학을 선택했는데 내신과는 달리 개념을 아무리 외워도 문제가 안 풀려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과탐이 고3때 공부량의 거의 40% 가까이 차지했죠.

Q. 어려운 과목 성적을 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A. 저는 최대한 그 과목을 좋아해보려고 노력했어요. 계속 ‘난 이 과목이랑 안 맞아’라는 생각을 하면, 싫어하는 과목을 회피하게 되고, 결국엔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좋아하려고 노력했고, 과탐이나 수학 같은 경우에는 정말 기출문제를 여러번 반복해서 많이 풀었던 것 같아요. 풀었던 문제 계속 또 풀고 하면서.

Q. 후배들이 수능을 준비하거나 응시할 때 기타 참고할 점이 있을까요?
A. 일단은 수시 원서를 쓸 때, 최저가 있는 전형을 쓰는 경우에는 자기가 최저를 맞출 수 있는지 없는지 객관적으로 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최저가 두과목 2등급 이내면 3과목 정도는 모의고사에서 2등급 이내가 꾸준히 나와줘야지 수능때 최저를 맞출 수 있거든요. 어쩌다가 한번 최저 맞췄다고 수능때도 맞출 수 있을거라 믿고 수시 한 장을 쓰는 건 도박 같아요. 공부를 할 때도 ‘아, 난 최저만 맞추면 돼. 두과목만 잘보면 되니까 나머지는 버려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건 정말 위험해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자료사진=중앙포토]

[자료사진=중앙포토]

Q. 독서는 얼마나 했나요. 분야별로 독서량 분포도는요?
A. 3년간 총 40권 정도 읽은 것 같아요. 1학년 때 20권, 2학년 때 15권, 3학년 때 5권 정도 읽었어요. 1학년 때에는 굉장히 폭넓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어요. 영문소설 원서나 국문소설부터 수학·과학·미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읽었어요. 물론 건축관련 책도 많이 읽었어요. 그리고 2학년 때에는 주로 이과이기 때문에 수학·과학 책을 읽었고, 건축과 미술 관련 책도 읽었어요. 3학년 떄 읽은 책 5권은 전부 건축 관련 책이었어요.

Q.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비교과 프로그램이 있나요?
A. 전 융합인재교육(전자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제일 추천해요. 일단은 학교에서 자기 진로 관심 분야를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활동으론 자기가 주제를 정할 수 있는 자율동아리나 연구(논문) 등이 있어요. 하지만 동아리와 연구는 너무나도 많은 학교에서 실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별다른 이점이 없어요. 특히 연구는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고, 고등학생 논문은 교수님들이 보기에는 엄청 대단한 수준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고려대 과학인재 전형에서는 3가지의 과학적 재능을 입증하는 서류를 내야하는데 아예 소논문은 못내게 명시되어 있어요. 반면에 융합인재교육의 경우에는 교수님들께서 굉장히 흥미롭게 봐주신다는 걸 면접 때 느낄 수 있었어요. 자기가 직접 정한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책을 써야해 그 분야에 대한 지식도 늘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이야기할 것도 많아지기 때문이죠.

Q. 그러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나 계기가 있는지.
A.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워낙 이것저것 새로운 활동을 하는 걸 좋아해서 융합인재교육을 듣자마자 ‘아,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무작정 신청했던 것 같아요. 1학년 때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배운것도 굉장히 많아서 2학년 때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신청했어요.

Q. 고3 때도 비교과 활동을 하셨나요?
A. 고3때 비교과는 독서 5권 정도 하고, 자율동아리 (물리동아리와 건축동아리)를 1학기 에만 했어요.

[자료사진=중앙포토]

[자료사진=중앙포토]

Q. 자소서를 작성할 때 무엇을 써야할 지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주세요.
A. 일단 자기소개서는 말 그대로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에요. 보통 한 대학, 같은과, 같은 전형의 경쟁률은 적게는 4:1에서 많게는 몇십:1 까지 가요. 그말은 즉, 교수님들은 정말 같은 전형, 같은 학과에 지원한 수많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읽는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는 남들과 차별화되는 무엇인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쓸 때 내가 건축에 이만큼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자소서 항목을 전부 건축으로 채웠어요. 1번 학습경험도 1인 1연구하면서 건축 공부했던 거, 2번도 도배장판 봉사 했던 것 등등. 그리고 이러한 활동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중간 중간에 공부하면서 봤던 건축 용어를 썼어요. 예를 들면, 천장에 구멍을 뚫는다는 것 대신에 '천창'이라는 말을 쓰거나, 건물 가운데 공간을 둔다는 말 대신에 '중정을 둔다'라고 표현했어요.

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중요한 점은 (이것도 차별화의 연장선이긴 한데) 좀 더 구체적인 꿈을 제시하라는 거예요. 무작정 ‘저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요!’ 보다는 ‘저는 어떠어떠한 설계를 하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요!’가 좀 더 매력적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 너무 매력을 느껴서 융합인재교육 때 궁궐건축에 대한 책을 제작했다. 1인 1연구로 한옥의 과학성에 대해 실험해보면서 우리나라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융합하는 설계를 해보고 싶어졌다’라고 설명했어요. 그랬더니 면접 때도 교수님들께서 굉장히 자기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뚜렷한 것 같다며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어요. 교수님 입장에서도 무작정 그냥 건축하고 싶어요 하는 친구보단 좀 더 자기 꿈에 대해 확신있고, 깊게 고민해 본 친구를 가르쳐보고 싶지 않을까요?

Q. 수시 지원한 대학별로 자소서를 각각 다르게 쓰셨나요?
A. 저는 공통질문은 전부 같게 제출했어요. 연세대 과학공학인재 전형의 경우에는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을 따르지 않고 완전히 양식이 달라서 이 전형만 자소서를 따로 쓴 것 같아요.

Q. 면접을 준비할 때 필수적으로 해야할 것이 있다면?
A. 수학 과학 문제를 푸는 심층 면접이나 제시문 면접이라 딱히 인성면접을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자기소개서나 생기부에 안한 활동을 거짓으로 올리지 않는 이상 다 자기가 경험했던 것이기 때문에 한번만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가면 따로 준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Q. 면접을 볼 때 주의사항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A. 복장은 진짜 그냥 단정하게만 입으면 되고, 머리 색깔이나 귀걸이는 엄청 튀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저도 서울대 면접은 수능 이후라 염색 다하고, 귀도 뚫고 갔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진 않았어요. 그냥 인사 잘하고 말 또박또박 잘하면 돼요.

Q. 슬럼프가 온 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A. 전 되게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내신도 그냥 대충 만족했지 굳이 막 '전교 1등을 하겠어!' 이러지 않았어요. 또 모의고사 성적이 갑자기 훅 떨어진 적이 없어서 슬럼프는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Q.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이나 공유하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A. 일단 학생부 종합 전형이 가장 대학 가기가 수월한 전형인 것 같아요. 이공계 논술이나 정시는 좀 위험부담이 커요. 그리고 제발 자기가 가고싶은 학교, 가고싶은 학과, 하고싶은 일 미리미리 정해두세요. 아니면 나중에 지원하는 학과가 다 달라서 자소서를 여러 개 써야하는 불상사가 벌어집니다. 그리고 제발 성적 맞춰서 가지 말고, 이과는 대학이 한단계 정도 낮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학과 가세요. 적성 안맞으면 이공계열은 공부하기 정말 힘들어요.

Q. 고등학생들에게 응원의 말 한마디 해주세요!
A. 아직 충분히 시간이 남았으니까 정말 금방 뒤집을 수 있어요. 다들 화이팅해서 원하는 학교, 원하는 학과 가서 행복한 대학 생활하길 빌어요!

글=강민지(홍대부여고3)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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