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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21호 29면

삶과 믿음
이 겨울 나는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그렇게 지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농사를 짓는 것은 하늘의 이치에 따르는 것이고, 봄이 되면 씨앗을 뿌리고 여름이 되면 부지런히 풀을 매어주고 가을이 되면 수확을 해서 겨울에 눈이 내리는 날 그것을 해 먹으며 한 해를 보내는 것이 가장 평범한 삶이다. 천하의 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이다.  

 지난 1월에 잠시 일본 홋카이도를 여행하고 돌아와 침묵처럼 공부만 했다. 세상의 이야기를 듣기 싫으면 텔레비전을 켜지 않았고. 또 신문도 가급적 보지 않았다. 시간이 허락하면 산이나 강 또는 숲속을 떠돌았다. 

 또한 차분하게 한줄한줄 전통 통계학을 읽어갔다. 사람들은 무슨 전통 통계학이냐 하고 의아해할 줄 모르나 당나라 때부터 사람들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의문으로 그 사람의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의 사주를 연구했다. 많은 사람 중에 “이런 경우에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구나” 하고 경험에 의한 통계를 낸 것이 ‘당사주 ’다. 그 이후 점차 발전하여 ‘사주명리학’으로 전개됐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보아온 책이 있는데, 그런 통계학(사주명리학) 책만 50여 권이 내 서재에 꽂혀 있다. 그것을 찬찬히 보면서 인간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통계학이 바로 명리학(命理學)이고 이 명리학은 사람의 삶을 보고 예견하는 인문학이란 것을 보아왔다. 인문통계학이 맞지 않았다면 오늘날까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요즘 이렇게 묻는다. 사주에도 전생이 나오나요? 그럴 때 우리 스승님은 “있지요. 분명히 있습니다” 이렇게 말한다.

 서양종교에서는 전생의 이야기를 거의하지 않고 우리가 죽으면 천당과 지옥으로 갈 뿐이니 열심히 죄를 짓지말고 착하게 살라고 한다. 하지만 불교나 동양 종교들은 전생의 삶이 지금의 삶이며, 또한 다음 생을 마련한다고 한다. 원효대사도 이생이 괴롭거든 전생의 내 삶을 살펴보고 다음 생이 그립거든 지금의 삶을 착하게 살라고 했다.

인간들은 매우 현명하게도 오늘 잔재주와 잔꾀를 내어 남모르게 재산을 모으고 명예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그릇이 시원찮으면 깨진 사기그릇처럼 물이 세듯 결국 하루아침에 티끌 같은 재산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수행자처럼 항상 맑고 밝고 훈훈하게 이웃과 함께 살아야 한다.

 어떻든 나는 요즘 인간들 삶의 통계학을 이모저모 공부하고 또 주변의 사람들의 사주를 실험삼아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 결론은 항상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나하면 과거의 삶이 결국은 지금 내 삶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부처님의 경전도 “오직 모든 악함을 막고 오로지 착함을 행하라(제악막작 중선봉행, 諸惡莫作 重善奉行)고 하지 안했던가. 그러니 한순간 한순간이라도 착하게 살고 남에게 해를 입히지 말라.


지은대로 받고 지은대로 살게 되는 것이니라….

정은광 교무
원광대 박물관 학예사.미학을 전공했으며수행과 선그림(禪畵)에관심이 많다. 저서로 『마음을 소유하지 마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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