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주가·연주단체들「음반」많이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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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연주가·연주단체의 레코드출판이 크게 활발해지고 있다. 그 동안 가곡이나 국악분야에 한정됐던 레코드 출판이 최근 들어 교향악단이나 기악연주가들로 확산되고 있다. 또 음악회의 기념이나 PR출판에서 벗어나 음악팬들을 향한 시판용으로 제작되고있다.
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 등을 담은 레코드를 제작, 국내 교향악단 중 처음으로 곧 시판에 나선다.
이에 앞서 바이얼리니스트 정청우씨가 지난6월『정청우 바이얼린 명곡선」을 콤팩트디스크(CD)로 만들어 시판하고 있으며 12월초 다시 「베토벤」의 『소나타 제9번 크로이처』등을 담은 CD 출판을 준비중이다.
또 챌리스트 이종영씨도 『이종영 철로독집』을 CD로 시판할 예정이며 린나이 관현악합주단·서울 바로크앙상블 등 실내악단들도 레코드를 낼 계획이다.
성악가로서는 바리톤 오현명, 소프라노 이규도씨 등이 애창가곡집을 CD로 출판해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서울시향은 올해로 창단3O주년을 맞아 시판용 기념음반을 만들었다.
지난해 부산시향이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을 담은 레코드를 출판했으나 관계자들에게 무료로 나둬 준 한정판 비매품이었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향의 레코드는 일반 외국연주자들의 라이선스 레코드처럼 일반에 판매되는 것이다.
이번 레코드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을 비롯해 『슬라브 행진곡』, 「리스트」의『전주곡』 과 창작 국악 곡인 정윤주씨의 『황병기 주제에 의한 가야금협주곡』등 4곡이 담겨있는데 샘플 판을 들어본 지휘자 정재동씨와 단원들은 연주결과에 대해 만족해 하고있다.
이처럼 국내 연주가·연주단체들이 일반 시판용 레코드를 제작하고 나선 것은 그동안 우리 음악계의 연주수준이 상당히 발전되었다는 증거. 그러나 세계의 정상급연주가·단체들의 연주를 녹음한 라이선스 레코드들과 경쟁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다.
음악평론가 이상만씨는『이제 우리 연주가들의 기량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스스로 시장을 개척할 때가 됐다』고 말하고 『그러나 잘 알려진 서양음악으로는 외국연주가들과 경쟁이 힘겹기 때문에 우리 나름대로의 레퍼토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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