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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여아 때려 숨지게 한 친모·외조모 "귀신 쫓으려…"

중앙일보

입력

세 살배기 여자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친모와 외할머니가 “아이에게 귀신이 씌워서 쫓아내려고 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3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아동학대처벌법상 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최모(26)씨와신모(50)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친모인 최씨가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기 시작한 건 2015년 12월부터였다. 경찰은 당시 최씨가 경제적인 이유와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이따금 손바닥으로 때린 것으로 확인했다.


한동안 멈췄던 폭력은 지난해 12월쯤 다시 시작됐다. 아이의 외할머니인 신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무당으로부터 “애한테 귀신이 씌웠다”는 말을 듣고 난 뒤부터다.


처음에는 귀신을 내쫓으려고 잠든 아이 머리맡에 복숭아나무 가지를 뒀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아이가 계속 보채자 밥을 주지 않고 폭행의 강도가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다만 이들이 아이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고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최씨등은 지난달 21일 새벽 5시 10분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이들의 폭행 사실은 아이를 담당한 의사가 몸 곳곳에 난 멍 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 사인은 전신 피하출혈로 나타났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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