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군 역동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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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7월22일 사상최대의 김중호우로 집을 잃은 충남논산군성동면 90가구 4백22명.
이들은 논산천 둑(삼호리2구앞) 2백여m가 터져 물이 황산벌을 삼키는 바람에 논산천 둑밑 삼호리1, 2, 3구와 개척리1, 2, 3구에서 살다가 가재도구는 물론 집을 물에 떠내려보내 하루 아침에 알몸만 남았었다.
근처에 빈집을 구할수 없어 군당국에 호소, 4인용등산용 텐트와 12인용 천막을 지원받아 논산천둑위나밑에서 살고 있다.
바닥에 스티로폴이나 판자를 깐뒤 그위에 비닐장판을 덮어 습기를 막고 있지만 방한기는 견디기 어렵다.
50∼2백m떨어진 우물에서 식수를 길어다 먹고 임시로 만든 간이화장실을 사용.
수재민들은 1인당 하루 백미2백88g, 보리쌀 1백30g, 부식비4백원씩 지급되는 구호곡으로 끼니를 이어가고 있으나 군에서 8·9월분 구호곡만 지급했을뿐 9월분(2개월분) 구호곡을 지급해주지 않아 식량이 거의 바닥나 있다.
4인용 등산용텐트 2개를 치고 8식구가 함께 살고 있는 김창회씨(54·논산군성동면삼호리1구81)는 부인 고정자씨(45) 와 딸 환정양(13·반월국교3년)이 감기에 걸려 1주일째 앓고있으나 돈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동군(16·강경중1년)은 해마다 추석때면 푸짐한 선물을 받고 농악놀이등 온마을이 축제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수해로 아예 생각조차 할수 없는 분위기라고 침통해 했다.
강경녀고 2년 전미정양(17)은 교과서를 온통 수해로 잃어 수업시간마다 이웃반 친구들에게 책을 빌어 공부하고 있다.
특히 수재민들은 본격적으로 추위가 닥쳐올때 입을 내의등 의류가 없어 이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박상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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