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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미대통령2006년국정연설] 대북 압박 의지 변함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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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 방청석에 앉아 있던 반전 운동가 신디 시핸이 조지W 부시 대통령이 들어오기 수분 전 안전요원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경찰은 시핸이 반전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가리고 입장해 의사당 안 시위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사진위). 반면 이라크전에 참전한 5살짜리 군견 '렉스'는 특별 방청석에 앉아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올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 담긴 내용을 부문별로 풀어 봤다.

◆ 북한 문제=부시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 기존의 대북 압박정책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이후 다섯 차례 한 국정연설에서 빠짐없이 북한을 언급했다. 올해 북한을 지칭한 용어인 '비민주주의 국가'는 과거에 비해 수위가 별로 높지 않았다. 또 북핵 문제를 정면으로 공격하거나 위조 달러 등 불법행위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북한을 자극할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부정적 인식이 바뀐 것은 아니다. 북한과 함께 비민주주의 국가로 지목된 5개국은 지난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지적한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s of tyranny)' 6개국과 궤를 같이한다. 부시 대통령은 올해도 "미국은 전 세계에서 폭정의 종식이라는 역사적이고 장기적 목표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정 또는 폭군(tyrant)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칭할 때 즐겨 쓰는 어휘다.

부시 대통령은 또 "독재 정권들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대량살상무기(WMD) 확보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핵기술이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집단의 수중에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기 힘든 발언이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의 적들과 친구들에게 고립주의의 잘못된 안락함을 거부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킬 것"이라고 밝혀 자유의 확산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올해 연설은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미국 내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춤으로써 북핵 문제가 자연 뒤로 밀린 모습이나 연설 전반에 흐르는 부시 대통령의 대북 인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국제 이슈=부시 대통령은 대외정책 기조와 관련,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Stay the course)'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중동, 그중에서도 이라크와 이란이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 머리 부분에 "자유를 반대하는 주된 세력은 과격 이슬람"이라며 국제 정책의 초점이 중동에 맞춰져 있음을 확인했다.

이라크에서 조기 철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란에 대해선 핵 야망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러나 이란 국민에 대해서는 "당신들 스스로 자유를 쟁취할 권리를 존중한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이란 정부와 국민을 별도로 취급하겠다는 얘기다. 중동 민주화 정책의 실패 사례로 공격받아 온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해선 선거 결과를 칭찬하면서도 선거에서 압승한 하마스에 이스라엘 인정, 무장 해제를 거듭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위험과 불안에 휩싸인 세계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기존의 개입주의 정책을 옹호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이라크 문제에 대해 자신 있고 공세적인 어조로 기존 노선을 옹호한 것은 고비 길에 접어든 6년차 권력을 안정시키기 위한 부시의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 외교의 고전적 주제인 개입주의와 고립주의 간 논쟁을 촉발시킨 것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안보를 이슈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 바로잡습니다

2일자 8면 ‘부시 미 대통령 2006년 국정 연설’ 관련 기사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있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영도하는 세계의 유일한 대안은 위험하고 불안감에 휩싸인 세계라며 기존의 개입주의 정책을 옹호했다’라는 대목입니다. 이것을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위험과 불안에 휩싸인 세계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기존의 개입주의 정책을 옹호했다’로 고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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