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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뺨치는 조폭 55명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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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기형을 받고 수감 중인 두목이 조직원들에게 옥중 지시하고, 외국에 원정까지 가 유흥업소 이권에 개입하고….

영화에나 나올 법하게 '마피아'식으로 활동해 온 국내 조직 폭력배들이 수사 당국에 대거 적발됐다. 검.경 조직폭력사범 합동수사부는 지난 6월부터 벌인 집중 단속을 통해 7개파 조직폭력배 55명을 적발해 28명을 구속 기소하고 27명을 수배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옥중 지시=범죄단체구성 등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서울 S파 두목 金모씨. 그는 최근까지 정기적으로 면회 오는 조직원들에게서 관할구역 활동 상황을 보고받고 조직 이권 사업 등과 관련해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사 관계자는 "옥중에서 조직을 계속 관리하고 새로운 범행을 지시하는 미국의 마피아 두목과 비슷한 행태로 조직이 운영됐다"고 말했다.

S파는 지난해 2월 서울 노원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羅모씨에게 조직원이 폭행당하자 거짓 참고인을 내세워 "羅씨가 폭력 조직을 결성했다"고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토록 해 결국 羅씨를 구속케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외원정 폭력=서울지역 다른 S파의 행동대장 吳모(구속 기소)씨 등은 2000년 5월 일본 나고야현으로 찾아가 최근 호스트바를 개업한 池모씨의 허벅지를 흉기로 찌르는 등 폭행했다. 자신들의 조직이 직접 운영하는 같은 지역 다른 호스트바의 영업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특히 조직 두목 金모(수배)씨의 경우 1999년 폭력사건 연루 혐의로 서울지검 강력부가 수배하자 위조 여권을 이용해 일본으로 밀입국한 뒤 야쿠자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밖에 I파 조직원들은 손을 씻고 일본에 사는 전 조직 선배 李모씨를 찾아가 "변호인을 선임해 주지 않는 등 소홀히 대했다"며 집단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폭 간 연합=조폭 간에 같은 수준의 직급끼리 서로 도피처를 제공하거나 대신 청부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드러났다.

수사 검사는 "수배 중이던 S파 행동대장 吳씨의 은신처를 양평 지역 조폭들이 제공했다. 吳씨는 검거 당시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에서 다른 폭력조직들의 또래 조직원 40여명과 축구 시합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호남 D파 조직원 10여명은 동업 관계에 있던 A물산 회장 趙모씨가 어음을 남발해 수입이 줄었다는 이유로 趙씨를 납치.폭행한 뒤 주식을 강제로 빼앗았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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