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부> 中. 태국·싱가포르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외환위기 이후 태국을 먹여 살린 효자 산업은 관광에 의료 서비스를 묶은 '메디컬 투어리즘(medical tourism.의료 관광)'이다.

태국에서도 외환위기로 제조업과 금융업이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실업자가 쏟아져 나왔다.

뜻밖의 돌파구는 병원 산업에서 열렸다. 태국 돈의 가치가 떨어지자 값싸면서도 수준 높은 태국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미 영리법인 병원의 설립을 허용한 덕에 태국의 민간 병원은 세계 수준의 의료 설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골프.스파 등 태국의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을 결합하자 의료 관광 서비스의 인기는 수직 상승했다. 태국 정부도 의료 산업을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나섰다.

태국 방콕의 범룽랏 종합병원. 80년 문을 연 이 병원은 매년 90만 명의 환자를 받고 있다. 이 중 35만 명은 150개국의 외국인이다. 병원은 쑥쑥 자랐고 고용도 늘었다. 현재 직원은 2600명. 의사와 간호사가 각각 700명이고 이들을 돕는 스태프와 관광 가이드가 함께 늘었다.

태국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04년 말 110만 명. 이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는 8억 달러(약 8000억원)에 이른다. 태국 정부는 2010년까지 외국인 환자가 연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싱가포르 정부도 한국.중국.일본 등의 고소득층을 겨냥해 '의료 허브'를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연간 50만 명 수준인 외국인 환자를 2012년까지 100만 명으로 늘려 의료 산업에서 총 1만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대표 주자인 래플스병원은 메디컬 그룹을 표방한다. 스스로 '헬스 케어 호텔'이라고 내세울 정도다. 진료를 기본으로 하면서 호텔처럼 손이 많이 가는 부대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다 보니 고용이 늘 수밖에 없다. 딜로이트 하나안진회계법인의 김경준 파트너는 "태국과 싱가포르의 영리법인 병원은 의료 서비스업도 제조업 못지않게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산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특별취재팀=정경민(팀장).김종윤.김원배.윤창희.김준술.손해용(이상 경제 부문), 허귀식(탐사기획 부문),

정철근(사회 부문), 박종근.변선구(사진 부문) 기자, 한상원 인턴기자(고려대 2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