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뒤 활짝 웃으며 나타난 김정은, 메기공장에 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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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활짝 웃는 얼굴로 메기 공장에 나타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이 삼천메기공장을 현지지도했다면서 그가 담배를 들고 파안대소하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삼천메기공장을 찾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21일 공개한 사진에서다. 김정남 피살 뒤 두 번째 공개일정이었다. 김정남 피살 뒤 첫 번째 공개 일정에서 김정은의 표정은 어두웠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삼천메기공장을 찾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21일 공개한 사진에서다. 김정남 피살 뒤 두 번째 공개일정이었다. 김정남 피살 뒤 첫 번째 공개 일정에서 김정은의 표정은 어두웠다. [사진 노동신문]

이복형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후 두 번째 공개 일정이다. 첫 공개 일정이었던 지난 15일 김정일 생일 75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선 초췌한 기색에 표정도 굳어 있었다.

장소도 범상치 않다. 김정은이 찾은 삼천메기공장은 1984년으로 추정되는 그가 만17세였던 지난 2001년, 김정일과 함께 현지지도에 나서면서 후계자 인증을 받은 곳이다.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은 당시 첫째 아들인 김정남을 제치고 김정은을 삼천메기공장에 그해 5월과 9월 대동하고 나타났다. 김정은은 ”물고기 비린내를 맡으니 머리가 맑아진다“며 수산업을 강조할 정도로 ‘물고기 매니어’다.

그러나 그가 최근 찾았던 평양물고기공장이나 양어사료공장 들이었다. 그가 이번에 삼천메기공장을 일부러 택한 것에 숨은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한엔 삼천메기공장 외에도 평양메기공장, 5월9일메기공장 등 다수의 메기 양식장이 있다.

김정은이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삼천메기공장을 찾은 것은 이복형 대신 자신이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은 정통 후계자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졌을 거라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삼천메기공장을 찾아 아버지를 추억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장군님(김정일)의 유훈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중략) 장군님의 숭고한 뜻을 현실로 꽃피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삼천메기공장을 찾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21일 공개한 사진에서다. 김정남 피살 뒤 두 번째 공개일정이었다. 김정남 피살 뒤 첫 번째 공개 일정에서 김정은의 표정은 어두웠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환한 표정으로 삼천메기공장을 찾았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21일 공개한 사진에서다. 김정남 피살 뒤 두 번째 공개일정이었다. 김정남 피살 뒤 첫 번째 공개 일정에서 김정은의 표정은 어두웠다. [사진 노동신문]

이 현지지도엔 황병서 노동당 부위원장과 서홍찬 인민무력성 제1부상, 김용수 당 중앙위 부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함께 나타났다. 김정남 피살을 전후로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최용해는 이번 수행명단에도 쏙 빠져 있었다.
한편 북한 관영 매체들은 21일 오전 현재 김정남의 피살 사건에 대해선 일절 함구하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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