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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日 조국이 무서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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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탤런트 유민(24)이 일본 때문에 초긴장, 경계 상태에 빠졌다.

유민이 조국 때문에 긴장하고, 경계하는 이유는 일본 문화 전면 개방에 있다.

지난 9월 문화관광부의 4차 개방 발표에 따라 내년부터 일본 문화상품은 보다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그 바람을 타고 일본 연예인들의 대거 상륙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게 될 경우 유민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유민은 '일본과의 전쟁'을 펼쳐야 되는 상황이다.

일본인이 일본 대중 문화의 유입에 대해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겠다니 아이러니컬하다. 일본인으로서는 국내 1호 진출 연예인이어서 희소성이 컸던 유민은 최근 소속사인 꾼엔터테인먼트에 "일본 문화 4차 개방으로 일본 연예인들의 한국 연예계 진출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나의 희소성도 떨어질 것 아닌가. 이제부터가 시작인 듯하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또 "한국에서 연기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조 한국인처럼 연기할 수 있도록 한국어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긴장과 경계는 결국 유민으로 하여금 한국 대학 진출까지 검토하게 만들었다.

현재 SBS TV <압구정 종갓집>에 출연 중인 유민은 "한국에 더욱 동화하기 위해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한국에서는 국문학이나 경영학 중 택일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유민의 표현에 따르면 '국문학'이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 한국 문학이다.

유민의 매니저인 한승완 대표는 "일본 문화 4차 개방은 일본인인 유민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편리해지는 점도 있을 것이다. 지금껏 외국인이 국내에서 연기 혹은 CF 모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출입국 관리소 등 각종 정부 기관에 신고할 서류가 무척 많았다. 이런 제약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불리한 점이 훨씬 많아질 우려가 있다. 한.일 합작 드라마에 출연했던 요네쿠라 료코 등 한국 연예계 진출을 희망하는 연예인이 많아 유민의 희소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된다"고 밝혔다.

유민은 이 같은 변화를 벌써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전 같으면 수입이 힘들었을 자신의 출연 영화 <신 설국>이 내년 1월 한국에서 개봉된다는 사실에서 달라진 환경을 절감하고 있다.

실제 꾼엔터테인먼트에도 일본 신인 연예인들의 진출에 대한 문의가 늘어났다. 유민의 일본 소속사인 스카이 플래닝에 소속된 프라다 모델이자 게이오대 출신의 한 남자 모델도 국내영화 <바람의 파이터>에 캐스팅돼 한국 연예계 본격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일본 가수의 음반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영화와 드라마가 수입될 경우 일본인 스타가 탄생할 것이고,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활동할 경우 유민은 한국 연예인은 물론 일본 연예인과도 생존 경쟁을 펼쳐야 된다"고 전망했다.

일간스포츠=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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