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의존하는 마케팅「퇴출 위협」직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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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마케팅 담당자들은 BI(Brand Identity) 작업이나 ‘유행어’ 등 무형의 가치를 창조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IDC는 오늘날 직면한 경기 침체 국면에서 마케팅 부서는 그 효용성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가진 발표 자리에서 IDC는 기술 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담당이사(CFO)들이 투자 수익을 산출하기 위해 마케팅 부서에 ‘측정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IDC 분석가인 리치 반실은 기업들이 마케팅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유례없이 양과 질적인 측정 방식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마케팅에 이런 측정 방식을 적용해 성공을 거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것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평했다.

ID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간상거래(B2B) 관련 마케팅 예산은 안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실은 조사에 응한 기업 중 70%가 마케팅 프로그램에 지난해와 같거나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응답했다고 전했다.

마케팅 예산은 평균적으로 기업 수익의 약 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마케팅 ‘화려한 부활’

닷컴 시대의 거품이 걷힌 이후 인터넷 마케팅 부문은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아픔을 겪었으며 그 효율성에 대해 회의적인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테일러 넬슨 소프레스가 소유한 시장조사업체 CMR/TNS 미디어 인텔리전스는 올해 인터넷 광고 판매가 7.4%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예측은 지난 2월 IDC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IT 서비스 업체 9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DC는 마케팅 예산이 광고, 이벤트 부문에서 인터넷과 직접 마케팅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IDC는 설문조사에서 ‘광고’나 ‘웹’ 항목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광고가 인쇄, 방송 매체를 가리키는 반면 인터넷 마케팅은 인터넷 광고나 웹 기반 세미나를 의미한다고 반실은 전했다.

반실은 기업이 마케팅 분야에 현명하게 투자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그는 기업 중 75%가 올해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25%에 해당하는 기업이 광고, 이벤트 등 ‘인지도 확산’에 할당된 예산을 모두 없애거나 삭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들이 마케팅 노력을 평가하는데 ‘대내적’ 및 ‘대외적’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대내적인 방법에는 투자로 새롭게 유치할 수 있는 목표 고객 수를 설정하고 목표달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과 수익 대비 백분율로 광고 예산을 측정하는 방법 등이 있다. 대외적인 방법에는 고객 선호 패턴에 대한 데이터 수집과 같은 방안이 있다고 IDC는 전했다.

반실은 설문조사 결과의 핵심으로 창조적 성향이 강한 마케팅 분야 종사자가 상부로부터 과학적으로 수치화된 감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졌다. 호황 시절에는 실적 평가에 대한 압박이 이렇게 크진 않았다”라고 전했다.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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